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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동물 홀로코스트

 

  홀로코스트 참 무서운 단어죠.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나 동물을 대학살하는 행위를 뜻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되었던  유대인 대학살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수 많은 인간을 가차없이 대량학살했다는 점에서,
홀로코스트라는 단어만 들어도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힘을 가진 한 집단이 약한 집단을 학대하거나 학살하는 만행은,
역사에서 간혹 발생하곤 했지만 나치에 의한 유대인대학살은 인류역사의 거대한 오점입니다.

 

여기서 미국과 독일은 대학살에 각각 독특한 기여를 했습니다.
미국은 산업화된 도살장을, 독일은 가스실을 만들어 그처럼 빠른 시간에 수많은 인명을 학살할 수 있었거든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 감수한 이 책 [동물 홀로코스트]는 특별한 무거움을 갖고 있습니다.

 

저자 찰스 패터슨은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편집인이자 교육자입니다.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은 이 책은 [영원한 트레블링카]라는 원제로 15개 국가에서 번역출간되었는데요,
동물에 대한 인간의 무자비한 학살과 착취는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자행한 홀로코스트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재미 또는 음식을 위해 동물에게 자행하는 폭력들이 약자인 인간에 대한 폭력과 착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논증하면서 동물도살의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며 돌아보게 합니다.

 

인간역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힘이 곧 정의'라는 망상이 인간을 넘어 동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는,
풍부하고 다양한 근거를 읽으며 인간에 대한 폭력과 동물학대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독재자 히틀러가 유대인을 동물보다도 못한 해충으로 비하하며 학대한 것처럼,
전시에는 상대편을 쥐나 해충등으로 표현하며 동물사냥하듯 인간에 대한 폭력과 학살을 정당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나치 독일이 학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대인들을 인간이 아닌 ‘동물’ 처럼 보이도록 애썼다고 합니다.
가축수송용보다 더 지저분했을 열차에서 내리면 샤워하라며 벌거벗도록 한 후 신속하게 가스를 살포했거든요.


학살과정 그 어디를 봐도 인간을 동물 대하듯 거리낌없이 학살해 버린 도살자들의 면모만 가득합니다.
실제 수용소의 작업자들 중 상당수가 도살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고 하니 크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저자 찰스 패터슨

 

  때문에 동물권 운동가인 블랑크는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요, 동감합니다.

 

 '수용소에서의 학살 과정과 도살장 안에서의 도살 과정, 수감자와 동물들에 대한 존엄 박탈 과정, 작업자들이 사용한 언어 등을 살펴보면 나치 시대와 오늘날 동물들에게 가해지는 것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다'

 

이처럼 같은 인간도 동물로 대우하며 학살한 인간이 동물을 소유와 착취의 대상으로 여긴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겠죠.

 

문제는 동물홀로코스트가 유대인대학살보다 더욱 잔인하고 더욱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성장이 곧 육식인 것처럼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육식소비가 급증하면서,
대형화되고 능률화된 도살장은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을 목표로 더 많은 동물들을 더 빨리 도살하고 있거든요.

 

 

 

 

  현재 지구촌에는 인간의 지나친 육식선호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 조류독감으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대학살당하는 일이 수시로 반복되고 있음에도 육식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채식인이었던 아이작 바세비스 싱어의 절규가 가슴을 울립니다.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서 모든 인간은 나치이다'

 

일찌기 프로이트는 인간이 스스로를 지구촌 다른 거주자에 대한 주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인간의 과대망상' 이라 불렀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지구촌의 주인이 인간은 아니라는 자각이 필수적입니다.
때로는 인간도 동물처럼 학살당한 역사를 돌아보면서 동물을 포함하는 대 윤리가 필요하다는 거죠.

 

 

 

 

동물을 소중한 이웃으로 본다면 인간을 위해 착취하고 학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가벼운 내용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이 책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월 2일 73살의 나이로 처음 내한공연을 가진 폴 매카트니의 말이 떠오릅니다.


'만약 도살장벽이 유리로 되어있다면 사람들은 모두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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