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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인간, 죽을 운명의 가장 행복한 삶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모친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평생 한 줌의 욕심없이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노모를 뵈면 늘 후회가 앞섭니다.


계실 때 잘해 드린 것은 거의 떠오르지 않고 잘못한 부분만 떠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식은 부모 앞에서는 영원히 후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후회할 때는 이미 부모님이 떠난 이후라는 사실입니다.

평소 지인들에게 말합니다, 계실 때 더 잘 해드리라구요.


성묘를 다녀온 그 날은 공교롭게도 이명박이 검찰에 소환된 날이었습니다.

어려운 시절 다자녀를 양육하며 일용할 양식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했을 노모의 삶과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악용하여 온갖 탐욕을 채운 이명박이 거듭 비교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명박의 모친도 ‘정직’을 가훈으로 삼고 자녀들이 잘 살아 가도록 가르쳤을 것입니다.

부모의 마음은 다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자식을 대하는 그 분의 심성도 그러했을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지위까지 출세한 이명박의 오늘은 추락 그 자체입니다.

이카로스가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높이 날다가 녹아서 추락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천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들으며 탐욕의 화신이 된 상황입니다.

보통의 서민이 평생 가질 수 없는 재산을 갖고도 탐욕플러스에 몰입했던 이명박을 보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끝없는 탐욕에 대해 새삼 궁금해지는 날이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내려놓을 것이 많이 있다는 말은 스스로 내려놓을 수 없는 탐욕을 많이 가졌다는 것과 동의어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일부러 내려놓을 탐욕없이 일상의 소소한 삶에 적응하며 살아갑니다.

만족까지는 없어도 굳이 별도로 내려놓을 무언가가 있을 일이 없는 삶이기 때문일 겁니다.


악마가 천사 앞에서 무도를 즐기는 것처럼 부정과 부패가 정의와 공정을 희롱해 왔습니다.

이명박은 그러한 사회에서 탐욕을 채울 기회를 포착했고 그것에 성공해 왔을 뿐입니다.


국민의 탐욕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이명박은 그것을 잘 이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촛불혁명이후 이명박은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했으나 그러한 의지는 결코 없었던 것입니다.





  공직을 탐욕의 도구로 전락시킨 이명박의 죄과는 철저하게 엄벌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나아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잊은 탐욕 죄에 대해서는 신의 엄벌이 따를 듯합니다.


지구상에 인류가 존재한 이후 변혁은 있었으나 가장 근본적인 진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할 수는 있겠으나 영생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행복한 삶은 내 집의 침대에서 편안하게 자는 것처럼 죽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가와 세계를 자기마음대로 뒤흔든 영웅이나 부자, 정치가의 삶이 매우 대단한 것 같지만,

삶의 끝까지 가 보지 않으면 결코 행복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삶의 굴레를 떠나신 분들이 계신 곳에 가면 마음이 한층 숙연해지고 겸허해지는 이유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