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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안철수, 새 정치는 어디에도 없었다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안철수 후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합니다.


새정치를 내세우고 혜성처럼 등장했으나 분란의 아이콘으로 추락한 상황입니다.


지지세력 내부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는 분위기인데요,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상황은 분명 아닙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3위로 패한 뒤에도 안철수는 정계은퇴 압력을 받았습니다.

한동안 자숙해야 할 상황에서 전면에 나선 그는 새 당을 만드는 놀라운 저력으로 돌파했죠,


그 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또 다시 패한 지금, 어떤 판단을 할 지 주목됩니다.

현 상황을 보니 2012년 여름에 읽고 높은 기대를 가졌던 [안철수의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 책에서 안철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 대한민국이 반드시 도착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복지국가와 공정한 정의로운 국가, 평화국가를 들면서 소통과 합의를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를 올바로 그릴 수 없습니다.

그 점을 깨달은 국민들이 안철수의 지난 삶에 대한 신뢰를 갖고 높은 지지를 보냈던 거죠.


저 또한 안철수의 삶이 정의롭고 이루려는 꿈이 담대하기에 국민의 마음이 머물러 있고,

그의 삶과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국민들은 여전히 꿈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때문에 그와 국민들이 한층 성숙해질 때 한국은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무소속처럼 내건 현수막


  이처럼 방송에 보도된 안철수의 모습과 저서 등을 읽은 국민들이 새정치를 염원했었는데요,

활화산처럼 용솟음쳤던 폭발적 지지를 떠올리면 현재의 반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급상승과 급강하의 반전만을 보면 놀랍지만 그 이면에는 국민의 실망이 가득 차 있습니다.

입문이후 지금까지 안철수는 책에서 주장했던 새정치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국민들은 새정치에 대한 염원으로 성숙했으나 안철수는 성숙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의 불법적 국정농단에 따른 촛불혁명으로 3기 민주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안철수는 정체성과 비전의 모호성을 넘어 새정치가 무엇인지조차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권력의지가 아니라 국민이 갖는 시대정신이라고 봅니다.

독재국가에서는 개인의 권력의지가 모든 것을 좌우하지만 민주국가는 국민이 주인이거든요.


현재 대한민국은 평화와 민주, 공정과 정의를 향해 담대하게 진군하는 상황입니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 평화와 민주, 공정과 정의라는 것에 국민이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가 몇 년 전 책에서 주장했던 새정치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명백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없었던 정치계에서 새삼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본인은 정치에 미련이 있을지 모르나 그를 지지했었던 국민들은 이미 돌아섰기 때문이죠.





‘정치도 마약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독성이 있어 쉽게 끊지 못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돌아보면 안철수는 기업가로서는 성공했으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인물로 보입니다.


기업가출신으로 18대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후보는 정계은퇴 후 본업으로 돌아갔습니다.

지지자로서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는 점을 축하했었습니다.


기업가의 의지와 권력의지는 다릅니다, 권력의지는 국민이 선택해 주지 않으면 어렵거든요.

국민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아직도 모르는 일은 없기를 옛 지지자로서 염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