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과 미화원, 인생 2막 격려하기
최근 아파트관리직원과 경비원이 폭행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2010년 이후 폭행·폭언을 당하는 사례가 716건에 달했다는 건데요,
과거 관련업계에 근무해서 그런지 남의 일 같지가 않더군요.
2010년 기준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주택수는 1388만 3571가구로 이중 아파트(818만 5063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달합니다.
사유재이면서 공공재인 아파트를 관리하려면 관리사무소와 경비,미화직원이 필수적입니다.
그중 관리직원과 경비원이 강성 주민들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어,
일부 단지에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탈출구까지 설치하고 있다니 정말 충격입니다.
민원을 빨리 처리하지 않는다거나 평소 인사를 하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며 경비원을 폭행하거나
주차문제로 다투다가 야구방망이로 관리사무소 집기를 부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합니다.
연도별로는 2010년 46건, 2011년 74건, 2012년 126건, 2013년 194건, 2014년 8월 현재 276건이 발생했으며,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113건(15.8%), 부산·울산 109건(15.2%), 경기 94건(13.1%), 대전·충남 84건(11.7%),
광주·전남 79건(11.0%)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폭언이 512건(71.5%), 폭행 114건, 기물파손 31건, 흉기협박 18건, 자해와 행패가 각각 12건이며
술에 취해 폭언이나 폭행, 행패를 부린 경우는 268건(37.4%)에 달했다니 가히 동네북 수준입니다.
현재 전국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수는 약 2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열악한 근로 조건을 감수하면서 일부 악성 주민들의 행패까지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 용역업체에 위탁하면서 최저가입찰을 하는 것에 있습니다.
과거 한 초소가 아파트 1-2동을 관리했다면 이젠 3~4동을 관리하면서 경비원의 일은 급증했지만,
용역업체 직원으로 1년 계약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로조건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거든요.
택배수령, 주차관리, 청소, 경비, 분리수거등 여러가지 잡일은 늘었는데 해고는 쉽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경비원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 바로 아파트미화원입니다.
매년 재계약해야 하는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아파트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를 받는 직원인데요,
경비원은 지상초소에서 잠시 쉴 수 있으나 미화원의 대기실은 거의 지하입니다.
대구 북구 동천동 동화골든빌 아파트 경비원미화원쉼터
때문에 지난해 6월 29일 일원동의 한 아파트 지하 미화원 대기실에서 불이나 전소된 사례도 있었고,
폭우가 쏟아진 2011년 7월 대치동 아파트에서는 대기실에 있던 미화원이 감전으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죠.
예전에 미화원대기실을 마땅히 만들어 줄 곳이 없어 지하실 대피소에 만들도록 해 준 뒤
내려가 살펴 보고 그 열악함에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강아지가 배뇨를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청소도 어렵지만 좁은 공간에 강한 냄새가 배기 때문에 즉각 민원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민원이 발생하면 직격탄은 관리사무소직원이 맞지만 궂은 일은 미화원 분들이 하셔야 되거든요.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국내 빌딩·아파트 미화원은 약 40만명에 달하며 평균 56.1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고령화로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대를, 50대는 30대를 앞질렀습니다.
예전과 달리 경비원은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사회적 약자층만 진입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생계를 위해 인생 2막을 연 직업이므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은퇴후 선택하는 직종이기도 하거든요.
아파트 주민이 '갑' 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권력이라고 마구 휘두르는 것은 참 저속해 보입니다.
삶의 공간을 관리하는 분들인 만큼 단지에서 경비원이나 미화원을 만나시면,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한 말씀 어떠세요~
100세 시대에 인생 2막은 늙어갈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