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대사 테러는 몰상식적 도발
안중근의사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이 우리나라에서는 의거이지만,
일본에서는 테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테러는 약자가 강자에게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모든 테러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김기종이 리퍼트미국대사에게 자행한 것은 몰상식한 테러일 뿐입니다.
특히 공식적인 교류가 막힌 상황에서 남북 민간교류의 중심역할을 맡아온 민화협행사장에서
미국대사 테러사건이 발생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인 도발이라는 점에서 충격입니다.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은 리퍼트 대사에게 25㎝ 길이의 과도를 수차례 휘둘러 부상을 입혔는데요,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길이 11㎝, 깊이 3㎝ 크기의 자상과 새끼손가락 찰과상, 전완부 안팎 관통상 등을 입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80여바늘이나 꿰매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 "리퍼트 미국 대사는 미국을 상징하는 분으로 살해의도가 없었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한미훈련으로
무산되고 있는 부분을 상징적으로 따지려 했는데 표현방법이 극단적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더군요.
김기종의 지인에 따르면,
'홀로 통일운동 및 민족주의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폭력적이고 과격한 성향을 띠었다'고 하더군요.
분명한 사실은 현 상황에서 극단적이거나 폭력적인 테러는 그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일합방의 주범 이토히로부미가 저격당했을 때 한국인이 환호한 것은 매우 당연한 공감의 표현이지만,
김기종의 미대사 테러행위에 상식을 가진 한국인이라면 박수를 칠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말이죠.
오히려 북한의 주장을 보면서 황당함을 느끼게 되는데요,
북한은 리퍼트 대사의 테러사건을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며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더군요.
북한의 철없는 반응을 보면서 김기종은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런 행위를 했는지 궁금해 집니다.
범행후 북한체제에 동조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연계성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김기종의 행위에 찬성하는 집단은 북한의 집권층밖에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외래교수등 엘리트코스를 걸어온 김기종은 오랫동안 재야문화운동가로 활동하며 통일운동에도 관여해 왔는데요,
이번 미대사 테러행위로 평화적인 통일운동에 재를 뿌리고 만 셈입니다.
통일은 과격이나 극단이 아닌 온전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극히 잘못된 행위를 한 거죠.
법적인 처벌은 물론 도의적으로도 강력한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다만 이 사건을 궁지에 몰린 박근혜정부가 국면전환 계기로 악용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김기종의 테러행위는 상응한 처벌을 받으면 될 뿐,
정권의 부실이나 무능력을 덮는 과한 천막으로 사용하는 것을 용납할 국민은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때를 만난 메뚜기처럼 여기저기서 보이는 남남간의 불필요한 이념논쟁은,
국력이나 통일에 전혀 도움안되는 소모전이라는 점에서 현명하게 대처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언컨대, 평화적인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이 테러행위를 한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몰상식의 극치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