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더불어삶

애견가를 위한 변명

신비사랑 2013. 10. 25. 23:35

 

  네이버 국어사전에 애견가란,

'개를 몹시 귀여워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이러한 의미의 애견가로서 최근에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는데요,
아마 저처럼 당했을지도 모를 애견가를 위한 변명을 해 보고 싶네요.

 

여기서 변명이란 의미는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다른 구실을 댄다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힌다는 사전적 의미임을 말씀드리고

시작합니다.

 

  현재 이 지구상엔 70억이 넘는 인간이 살고 있는데요,
인간은 모두 나름의 존엄성과 개성을 가진 소중한 존재입니다.


때문에 같은 것을 동시에 접해도 생각과 느낌이 모두 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요.

 

문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마치 자신만이 옳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행동방식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거죠.

 

 

하늘, 산, 강, 나무, 참 조화로운 자연

 

 

  최근에 만났던 분이 바로 그러한 부류의 사람이었지요.

 

직무관련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애견가라는 사실을 말하자마자,
그 분의 입에서 우사인 볼트처럼 달려나온 한 마디는 "미쳤어~"

 

그 뒤를 바톤받아 나온 말은 더욱 대단하더군요.
"난 개라면 무조건 싫어"

 

 

 

 

그러한 분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그냥 웃었습니다.
머지않아 60을 바라보는, 살만큼 사신 분이 남이 뭐라고 한다해서 변하기는 어렵거든요.


변화는 스스로의 깨달음이 있을 때만 변한다는 사실이 진리에 오른지 오래되었잖아요.
그래서 그냥 웃었지요.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는 그 분에게 누군가 그런 식으로 말했다면 어떠했을까요!
"미쳤어, 난 산이라면 무조건 싫어."


진정한 끝판이 무엇인지 확실히 볼 수 있겠지요.

 

 

 

 

 

  변명한다면, 개를 좋아하거나 귀여워하는 것은 실수나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키우는 과정에서 이웃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반드시 고쳐야 할 일이지만,
그러한 문제없이 개와 함께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비난할 이유는 전혀 없거든요.

 

즉, 애견가라는 이유로 다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더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거죠.

나아가 개를 이유없이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는 더 더욱 비난받을 일이 아니지요.

 

 

 

 

 

  플라톤이 저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명] 끝부분을 보면 참 감동적인 구절이 나옵니다.
아테네 시민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각기 자기의 길을 갑니다.
나는 죽음의 길로, 여러분은 삶의 길로, 어느 쪽이 옳은 지는 신만이 아실 것입니다."

 

그 분의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른 구절인데요,

 

최소한 애견가는 개라는 동물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약한 생명에 대한 사랑조차없는 그러한 분들은 욕심을 키우는 '버섯같은 사람'이기 때문이죠.

 

 갑자기 손담비의 '미쳤어'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