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구조천국 유기지옥~
사람들 바삐 오가는 지하도나 지하철 칸을 넘나들며 목청다해 외치는 소리, 한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예수천국, 불신지옥"
지난 11월 18일 SBS 'TV 동물농장'의 백구 기적이에 관한 사연을 접하면서 그 말이 바뀌어 떠올랐습니다.
'구조천국, 유기지옥'
속도경쟁을 벌이듯 차들이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 문을 넘어가던 백구가,
구조자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 분의 보살핌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매우 감동이었습니다.
이처럼 가슴따뜻한 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이 이만큼이나마 살만한 곳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백구가 왜 그렇게 위험한 고속도로에 갔는지, 누가 데리고 갔던 것인지, 백구 기적이는 알겠지요.
치명적 사고로 전신이 불편함에도 밝은 얼굴을 보니 사랑이 최고의 기적임을 느꼈습니다. 이름처럼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반려동물들의 삶도 사람들처럼 양극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같은 처지가 된 거죠.
즉, 강남 대형병원을 찾는 보호자는 반려동물에게 많은 돈이 들어가도 기꺼이 지불할 능력이 되지만,
아픈 애견을 병원에 맡기고는 비용부담때문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거든요.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소가 포화상태라는 사실도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여 줍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자료에서는 한해 10만 마리전후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2007년 7만 7337마리, 2008년 7만7877마리, 2009년 8만2658마리, 2010년 10만899마리, 2011년엔 9만 6268마리죠.
하지만 이 수치에는 유기나 탈출후 재입양, 안락사, 교통사고등으로 잘못된 사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위에 나열된 다양한 이유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기동물이 몇배 많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요.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사람들의 이기적인 무책임과 변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할 상황에서 유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귀찮거나 기타 마음이 변한 경우도 많거든요.
어릴 때의 귀여움에 현혹되어 기르다가 커서 귀여움이 사라지면 인형처럼 내버리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가족처럼 기르던 동물을 유기하는 것은 명백히 '용서받기 힘든 범죄'입니다.
그럼에도 동물보호법 47조 1항에는 '매우 놀랍게도' 과태료 100만원이하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단지 동물이라는 이유로 죄질과 비교도 안될 미약한 처벌을 하겠다는 것인데, 크게 잘못된 거죠.
분명한 사실은 이렇다고 봅니다.
동물농장에 방송된 백구처럼 유기동물을 구조한 분은 불쌍한 동물과 자신에게 천국을 선물한 것이고,
유기한 사람은 한끼 식사조차 구하지 못하는, 자기 앞가림조차 못하는 동물과 자신을 지옥에 떠민 거죠.
'구조천국, 유기지옥'
천국과 지옥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마음과 행동속에 항상 함께 한다는 진실을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