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빵집까지 넘보는 현대의 귀족?
# 장면 1
불가사리떼가 휩쓸고 지나간 바닷속에는 옛날 몽고군의 말굽에 짓밟힌 유럽도시들처럼 황폐함만 남습니다.
# 장면 2
암사자 여러마리가 협공작전끝에 드디어 얼룩말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포식을 시작하려는 찰라, 기회를 노리던 하이에나 무리가 서서히 사자쪽으로 접근합니다.
그러자 사자들은 몇번 대항해 보다가 먹이에 대한 아쉬움을 억누르고 뒤를 돌아보면서 자리를 물러 납니다.
불가사리떼의 거대한 위력과 식탐, 재생력은 다큐를 시청하는 내내 경악과 충격을 안겨주더군요.
뒤를 이어 벌어지는 하이에나 무리들의 거칠고 우악스런 포식장면은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두 장면을 보면서 사회 각분야에 촉수를 뻗치지 않은 곳이 없는 우리나라의 재벌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먹을 것' 즉 돈되는 분야만 보이면 원칙과 정의는 '그것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내던지며,
함께 살아가는 서민이나 중소기업과의 공존보다는 그들의 작은 생업까지 혼란으로 몰아가는 재벌의 행태는,
마치 바다의 무법자 불가사리나 초원의 약탈자 하이에나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벌에 관한 책들을 보면 재벌들이 집약된 파워로 수출에는 나름의 공헌이 컸다고 볼 수 있지만,
일본의 재벌구조를 모방한 박정희정권의 한국형 재벌키우기에 따른 결과를 향유하는 부분이 큰 상황입니다.
특히 삼성의 오랜 비리를 고발한 김용철변호사의 용기조차 삼성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재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정치권과의 유착관계와 사회를 움직이는 언론등과의 밀착혼인관계등 다양한 문제를 가진 곳이 재벌입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일부러 관련 책을 읽지 않는 한 재벌의 비리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최대의 광고주이므로 언론이나 방송에서 비리를 다루기를 꺼리는 '뜨거운 감자'가 재벌이며,
간혹 재벌이 관련된 비리사건이 발생해도 흐지부지 처리되는 사례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곳이 한국입니다.
때문에 중국 신흥부자들이 얼마나 호화롭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는 방송을 보고 자세하게 아는 국민들도,
정작 우리나라의 재벌들이 어떤 생활을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2000년전 고대 로마의 사회지도층이 몸소 행했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단골 동네빵집이 재벌계열 빵집의 공략으로 몇년전에 망했는데 최근 재벌가 따님들이 또 공략중이더군요.
청와대 한마디에 철수니 뭐니 하지만 재벌가의 평소 행태를 볼 때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현대의 귀족이며 자본주의의 최대 향유자인 재벌은 '다람쥐들의 도토리'에 탐욕의 시선을 거두고,
거대한 코뿔소의 체구에 맞춰 통크게, 공존의 정의를 준수하며 행동하기를 바래 봅니다.
아울러 3대가 써도 남을만큼 거대한 재산 가지고 툭하면 형제들끼리 다투는 모습 좀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배불러 정신줄 놓은 모습들 보면 착한 서민들, 정말 기분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