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사회이슈

한국, 빈곤한 고령화사회

신비사랑 2014. 1. 22. 22:42

 

  지난 21일 미국의 3대 일간지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가 이렇게 비판했더군요.


'한국은 사교육과 사치품에 대한 지출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선진국진영에서 고령층 빈곤율이 최고수준이다,
이런 분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제때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
노인들이 과거에 겪었던 가난으로 돌아가고 있다'

 

더욱이 이런 사회적 냉대와 정부의 취약한 지원이 심화하면서 노인 자살률이
지난 2000년 이후 3배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노인들이 물이 새는 언덕 위의 낡은 집에서 살고,

줄을 서서 급식을 기다리고,
몇천원을 벌기 위해 폐지를 모으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지난 수백년간 이어져온 유교사상으로 자식들이 나이든 부모를 돌봤지만
젊은이들이 도시로 옮겨가면서 이런 효도사상이 약해졌고, 이런 변화는 한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이 지난 50년간 급격하게 부유해지고, 최고의 점수와 최고의 직장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면서
한국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의 비율이 지난 15년간 90%에서 37%로 낮아지는등
효도사상이 사라져 고령층 빈곤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복지부에서 즉시 반박보도를 냈더군요.

 

'박근혜 정부는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소득·건강·요양 등 다각적 노인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오는 7월부터 노인 임플란트 시술 건강보험 적용, 가벼운 치매노인 대상 장기요양서비스 시행예정이다.

 

올해 작년보다 2조965억원, 48.7%나 증액된 6조4천억원의 노인복지예산을 편성했고,
7월부터 노인들에게 최대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해당 예산으로 올해 5조2천억원을 편성했다.

 

또한 올해 당장 31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668억원을 늘렸고,
앞으로도 해마다 5만개씩 노인 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와 한국 복지부의 대전을 보노라니 워싱턴 포스트 쪽의 주장에 동조하게 됩니다.


굳이 워싱턴포스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내 언론에서 문제시했던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기간에 고령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원조달 방식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데다 증세를 꺼리면서 계획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참 기가막힌 일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고물상에 주는 세제혜택을 올해부터 축소할 방침이라는 건데요,
복지재원마련을 위해 증세를 해야 할 곳이 정말 어디인지 몰라서 고작 고물상같은 영세업체에 눈길을 돌리는 걸까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은 대략 175만 여명에 달하며 잘 벌어야 한달에 30만원 정도라는데요,
 
고물상들은 세금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kg당 신문 폐지는 100원에서 80원, 파지와 고철 등도 2~30원씩
매입 가격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라 폐지를 모아 생계를 잇는 노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서울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 행렬

 

  최근 국제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유엔인구기금(UNFPA) 등과 함께
91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소득, 건강, 고용, 자유 등 분야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총 39.9점을 받아 67위에 그쳤더군요.

 

우리나라가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고 국가별 교역 순위 8위(2012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 규모에 비해 복지 수준이 턱없이 낮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공적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전체 고령자의 35%에 불과하며,
그나마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40만 원도 채 안되어 사실상 생계에 큰 도움이 되지않는 것이 현실이죠.

 

골목이나 거리에서 수시로 만날 수 있는 폐지줍는 노인분들이야 말로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증표겠지요.

 

한국의 효문화를 극찬했던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효가 사라지는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본다면,
어떤 표정으로 무엇이라고 말할지 궁금해 집니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던 노인분들에게 든든한 사회안전망도, 가족의 안전망도 허약한 오늘날의 한국사회!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는 점에서 현명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