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에서 모친의 납골당에 가는 길, 시외버스터미널은 오가는 사람들로 번잡합니다. 가방을 들고 맨 사람들이 분주한 사이에서 하늘을 봅니다. 회색 구름커튼이 하늘 가득 펼쳐지더니 마침내 비가 오십니다. 가을비는 잔잔하고 부드러운 숙녀의 걸음을 닮았습니다. 산뜻한 바람을 걸친 가을비를 마음 한가득 입어 봅니다. 아침에 시작된 가을비는 온 종일 친구가 되어 줍니다. 가을비와 인사하는 산 정상의 부드러운 안개구름을 보면, 그 어느 나라 산과는 다른 포근한 정겨움이 가슴을 채웁니다. 납골당 앞에는 작은 인공 호수가 있습니다. 먼 곳에서 찾아온 물방울 손님을 만나는 순간, 순간마다 설레임이 퍼져 갑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시간은 이렇듯 잔잔하고 조용하고 신성합니다. 납골당에는 많은 분들이 더불어 안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도.. 더보기 이전 1 2 3 4 ··· 17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