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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요양병원 급증, 효도 화석화된 사회

 

  3년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시는 9순의 노모를 뵐 때마다 마음이 애잔해 집니다


가족 중 한 분이 모시고 있어 늘 미안하지만 노모께는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곤 하죠.

 

왜냐하면 대부분의 가정에서 고령이나 중병으로 가족과 함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요양병원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일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핵가족심화로 부모를 모신다는 개념이 거의 사라져 버린 이 시대에 요양병원은 시나브로 필수적인 시설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정부정책과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요양병원이 가파르게 늘어났는데요,


최근 7~8년 사이에 급증하여 2015년 5월 현재 1,300여 개로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일본보다도 많다고 합니다.

 

문제는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도 있겠지만 부모를 부탁드리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KBS1TV '시사기획 창'에서 가정의 달 2부작으로 요양병원의 관리 실태를 고발했더군요.

 

 

 


지난해 5월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1년을 맞아 요양병원의 당직일지등을 분석한 내용이었는데요,
자신들의 편의와 수익개념으로만 중병의 고령환자를 대하는 어처구니없는 실태에 황당한 마음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왜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그것이 과연 잘 사는 방법인지는 정말 알 수 없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망각하고 있는 단어중 하나에 효도가 포함된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효도의 사전적 의미는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라고 하더군요.


부모가 건강할 때는 괜찮지만, 고령이나 중병으로 삶이 정말 힘들때 자식이 그 고통을 나누지 않는다면 누가 나눌까요?

 

 

 

 

자신들의 삶에 바빠 부모가 결코 원하지 않는 요양병원에 보내는 세태, 특히 돈으로 해결하려는 풍조를 보면서,
 '효도 화석화된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깊은 안타까움이 들곤 합니다.

 

자신의 삶의 뿌리인 부모를 잘 섬기지 않으면서 무엇을 잘 하면서 살 수 있을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번 방송에서도 상당수 가족들이 부모를 요양병원에 부탁하면서 한푼도 내지않는 경우까지 있더군요.

 

  예전에 본 책에서 요양환자들의 80%이상이 병원보다는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자식들은 면회조차 자주 오지 않는 상황에서 간병인들은 거친 막말로 대하는 요양병원,
신체를 수시로 침대에 묶거나 약물로 구속하는 그러한 곳에 부모를 모신다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습니다.

 

농경사회가 아닌 현대사회에서 요양병원은 부모가 원하지 않아도 자식들에게는 선택가능한 시설이 되어 버렸습니다.


선택권이 없는 약자가 되어 버린 부모입장에서 자식들의 선택이 우선되기 때문인데요,
방송에서 다룬 것처럼 수익의 대상으로만 중병의 노인을 대하는 요양병원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존엄한 요양을 위해 자녀와 정부, 요양병원의 인식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30년전 신체구속폐지를 선언하면서 노인복지 선진국이 된 일본의 사례처럼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요양병원들이 신체구속폐지를 선언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데요,
포괄수가 개선등을 통해 차선책이 된 요양병원에서 우리의 부모들이 더 이상 학대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요양병원에 부모를 모신 자녀분들께서는 병원에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면회라도 자주 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