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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올초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에 관한 글을 올렸었죠.
가장 검소한 그의 삶과 반려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거든요.

 

당시 무히카대통령의 평전 '조용한 혁명'이 우루과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국내에서는 출간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드디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두번째로 작은 나라로 축구강국으로만 아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무히카대통령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강국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거죠.

 

2월말에 퇴임한 무히카 대통령은 상원의원으로 돌아갔습니다.
퇴임시 대선 투표 득표율(52%)보다 높은 65%의 지지율을 보였으니 정말 대단한 분이지요.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없는 거부로, 두번째는 역시 이유없는 동의후 6개월간의 광범위하고도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 이 평전이 나오게 되었거든요.

 

 

 

 

  무히카는 지난 1970~80년대 군부정권시절 반독재 게릴라 투쟁을 벌여 13년간 독방에서 감옥 생활을 했고,
1985년 출소후에는 1989년에 진보정당을 창당하여 정계에 입문한 후 2009년 11월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재임시 검소하고 친근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우루과이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현자'라고 칭송받은 철학자대통령으로서 정직한 친근성으로 국민을 대하였으며,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주고 자신은 근교 사저에서 부인과 함께 거주하는 극히 보기드문 대통령이었습니다.

 

때문에 그의 재임기간동안 인구 330만의 소국인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경제 급성장을 이루었고,
청렴하고 검소한 대통령의 솔선수범으로 남미에서 가장 부패지수가 낮은 나라로 손꼽히게 됩니다.

 

 

 

 

대통령 주위가 비리리스트에 연계된 부패한 대한민국의 정치현실과 달라도 너무 다른 거죠.


선거패배후에도 여전히 계파싸움에 몰두하며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고 있는 야당의 상황은 극히 한심해 보입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한 줌의 기득권에 연연하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고 반성하길 바랍니다.

 

책에서는 우루과이 정치여정을 장식했던 다양한 계파가 펼친 역사들이 많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한국의 독자로서 낯선 부분도 있지만 그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통령상을 보여준 무히카의 위대성을 더욱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무히카대통령을 조금이라도 닮길 바라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처럼 힘들어 보입니다.
'1987년형 폴크스바켄 비틀을 28년동안 운전하면서 월급의 90%를 기부하는 대통령'을 이 땅에서 기대하기도 어렵고
무히카대통령보다 학력은 훨씬 높지만 많은 말을 하면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치의 본분중 가장 큰 부분인데요,
수년간 지속된 경제불황으로 국민의 삶은 점점 힘들어 지는데 정치인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부는 점점 커지고 있더군요.
이처럼 대한민국의 정치가 매우 잘못되었음에도 더 큰 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더 없이 훌륭한 무히카대통령을 가진 우루과이가 조금이라도 부럽다면,
그를 선출한 우루과이국민의 수준이 대한민국 국민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겁니다.

한 나라 정치의 수준은 선거권을 가진 국민의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죠.

 

 

 

 

'체 게바라 이후 가장 위대한 남미 지도자’로 불리며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두 차례 올랐던 무히카대통령!


부록에 수록된 그의 어록을 보면서 그가 왜 철학자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되더군요.

 

"이제 나는 마지막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늙어가는 길에 서 있고 신성함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가 선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죄를 지었고, 그 죄로부터 무수히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세상은 언제나 혁명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것이 총과 폭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혁명이란 사고의 전환이다. 유교나 기독교도 당시에는 혁명적이었다."

 

"대통령과 국민사이에는 거리가 없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지나치게 받들어 모시는 풍조를 없애야 합니다." 극히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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