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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묵자


  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떠오르는 책은 [묵자]입니다.


묵자는 전국시대 초기의 학자로 제자백가의 하나인 묵가의 시조입니다.


이름은 적(翟) 이며 공자와 같은 노나라 사람인데요,

묵자의 가문은 사회하층계급인 공인이나 노동자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논어]가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말과 행동을 모아서 편찬한 것처럼,

이 책도 묵자의 말과 행동 및 주장을 묵자의 제자들이 모아 편찬한 것입니다.


반고 한서의 예문지에서 묵자는 71편이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53편만 남아 있습니다.

한무제가 "모든 제자백가들을 물리치고 유학만을 숭상한다"는 선언을 한 이후부터,

유가에 가장 대척점에 선 묵가가 2천여 년 간 배척된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처럼 주류학자층에서는 외면받았으나 서민층에서 묵자의 사상은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입으로만 철학을 말하는 책상위의 철학자가 아니라 서민과 늘 함께 했기 때문일 겁니다.


묵자는 서민들의 고충을 헤아리며 노동을 사랑하고 고생을 낙으로 아는 성인이었습니다.





 묵자는 자신의 사상을 실천하는 행동가이자 전설적인 발명가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보면 다양한 기구를 만드는 방법에 통달해 있었다는 점에서 출신을 이해할 수 있으며 제자들과 함께 평생 실천으로 보여준 일관된 행동력을 갖춘 철학자임을 알게 됩니다.


또한 묵자는 논리학과 종교사상에도 관심이 많아 [묵자]에는 여러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논리는 서양의 논리학처럼 완전한 체계는 없으나 나름 다양한 논리를 설파하고 있으며, 

절대신으로 추앙하는 하늘과 함께 귀신을 신앙하는 독특한 종교사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묵자 사상의 백미는 가장 잘 알려진 겸애와 비공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포함된 다양한 내용 중에서도 ‘겸애’와 ‘비공’편에 가장 주목해서 읽게 되는데요,

겸애는 ‘모든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는 것으로 기독교의 박애와도 통합니다.





 친한 사람이든 친하지 않은 사람이든 구별 없이 모두 똑같이 사랑하는 것이며 비공은 ‘남을 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겸애는 묵자사상의 기본관념이며 비공 등의 중요한 사상도 겸애를 바탕으로 합니다.


“남의 집을 자기 집처럼 여긴다면 누가 도둑질을 하겠는가?

남의 몸을 자기 몸처럼 여긴다면 누가 해치겠는가?

남의 집안을 자기 집안처럼 여긴다면 누가 어지럽히겠는가?

남의 나라를 자기 나라처럼 여긴다면 누가 공격하겠는가?“


‘겸애편 상 중에서’





  묵자는 "굶주린 자가 먹지를 못하고, 추운 자가 옷을 얻지 못하며, 수고하는 자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 

이 세 가지가 가장 큰 환난“으로 전쟁을 대표적인 환난으로 보았습니다.


때문에 묵자는 약육강식이 일상화된 전국시대에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고투하게 됩니다.


난해해서 이해불가한 부분도 적지 않으나 겸애와 비공 두 편은 수긍하며 읽게 되더군요.

더불어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상이라는 점에서 책을 덮어도 깊은 떨림이 남습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 싼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의 전쟁위협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은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세계 첫 양자위성으로 등장한 묵자호를 언급하며,

2045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우주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피력했습니다.

일본의 군국주의자 아베는 연임에 성공하며 평화헌법수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묵자]를 읽고 다시 본 한반도 주위 상황은 평화보다는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해 보입니다.


묵자가 강조한 것처럼 남을 해하는 전쟁도 반대하지만 전쟁을 대비하는 대책도 중요합니다.

전쟁은 가장 큰 악이며 평화는 가장 큰 선이라는 점에서 늘 경각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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