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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그스토리

시골 개와 도시 개

   어느 도시에 사는 개가 시골에 사는 친구를 방문했습니다.
시골 개는 마당 한 구석에 있는 허름한 자신의 집에서 정성껏 음식을 차려 손님을 대접했죠.

그 성찬에는 반찬섞인 흰밥, 맛 좋은 한 조각의 고기, 더구나 후식으로 소뼈까지 있었습니다.
손님이 식사하고 있는 동안에 시골 개는 친구를 위하여 맛좋은 음식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같이 들기 위하여 남겨둔 식은 밥만 조금씩 먹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준비해 둔 소중한 음식들이 모자라는 일이 있어서는 큰일이니까요.


식사가 끝나자 도시 개가 말했습니다.

"여보게 친구, 잘 대접해 주어서 고맙네. 그러나 자네에게 꾸밈없는 이야기를 해야겠네.
도대체 어째서 이 좁은 곳에서 이렇게 빈곤한 살림을 하면서 고생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네.
나하고 함께 도시로 가지 않겠나?"

도시에는 먹는 것은 어떤 맛좋은 것이라도 다 있고, 재미있는 나날을 보낼 수 있는데...
지금 그대는 이 한적한 곳에서 일생을 쓸데없이 보내고 있어.
자, 나와 같이 가세나. 도시가 얼마나 화려하고 살기좋은 곳인가를 보여줄 테니..."


 

 
 
한참 권유를 받고 나서야 시골 개는 도시에 가기로 결정했고 두 마리의 개는 같이 출발하게 되었죠.

끝없이 이어진 거대한 콘크리트 숲을 셀 수도 없이 지나고 차들로 가득한 도로를 겨우 겨우 건너,
한 밤중이 되어서야 그들은 도시 개가 살고 있는 한 아파트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시 개의 집에는 거실 한 쪽에 부드럽고 따뜻한 모포가 깔려있는 멋진 전용침대가 놓여져 있었고,
옆에는 계절 별로 정리된 아름답고 멋진 옷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뽐내고 있었습니다.
또한 시골 개가 한번도 본 적 없는 형형색색의 장난감들이 시선을 붙잡았죠.



  도시 개의 주인은 행색이 초라한 시골 개를 마지못해 맞이한 후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밥그릇에는 비싸고 맛있는 고기와 최고급 사료, 후식으로 부드러운 육포까지 있었죠.

도시 개는 뻐겨도 보고 애교도 부리면서 맛있는 것을 집어 시골에서 온 친구를 대접했습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대단한 음식에 놀라고 감동한 시골 개는 기분좋게 배불리 먹었습니다.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까지 먹은 시골 개는 평소 하던대로 즐겁게 노래하였습니다.
그러자 도시 개도 기쁜 마음에 함께 노래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였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도시 개의 주인이 들어오면서 크게 야단을 치네요.

"조용~ 그렇게 짖으면 당장 쫓아낸다~~~."

도시 개를 불러 목에 짖음방지 목걸이를 바로 채우더니,
놀라서 쳐다보는 시골 개를 두꺼운 철사로 만든 어떤 울타리에 가두려고 하는 거예요.

시골 개는 도망하려고 급히 문 쪽으로 달려갔고 도시 개도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매우 놀란 시골 개는 무서워서 숨이 넘어갈 정도였는데 간신히 입을 열어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정녕 이것이 도시의 생활이라면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겠네.
아무리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입는다고 해도 노래조차 즐길 수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또한 시골에서는 자유롭게 돌아 다니면서 아름다운 처자와 데이트를 할 수도 있다네.
여기가 좋거든 그대는 이 훌륭한 곳에 있게나.
나는 한적한 내 집으로 돌아가서 전과 같이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네."

 

 
  * 호주 모나쉬대학연구팀의 '시골 개가 도시 개보다 행복하다'는 연구결과를 보고,
이솝의 유명한 동화 중의 하나인 <시골 쥐와 도시 쥐> 를 패러디 해 봤어요.^^

시골에 사는 개들이 도시에 사는 개들보다 훨씬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호주 대학 연구팀이 밝혔다.
도시와 시골지역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400여명의 개 주인과 개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명백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그것은 시골 개가 도시 개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이 대학 동물복지 과학센터의 재키 레이 박사는 특히 시골지역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자신들이 개가 행복하고 사람들에게도 친절하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 같은 사실로 봤을 때 시골에는 개들을 안락하고
편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골 사람들은 한결 같이 '우리 개는 도시에 사는 개들보다 친절하고 태평스럽게 지낼 뿐 아니라 신경이
과민하지 않고 도시에 사는 개들과 비교할 때 매우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이는 시골에는 개들을
보다 안락하고 편하게 만드는 생활방식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도시에 살고 있는 강아지들은 여러가지 점에서 행복을 박탈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능한 자주 산책도 시켜주고 다른 강아지들도 자주 만나서 어울릴 기회를 제공해 주며,
더러는 마음껏 짖게 해 주는 것이 꼭 필요함에도 그렇게 해 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