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이 개고기가 되는 나라

 

  최근 길용이 사건이 애견가들을 비롯한 뜻있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경북 청송의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인데요,
8년동안 키워 온 애견을 이웃 주민이 몸보신 하려고 죽였다는 내용입니다.

 

용변보라고 아침에 잠깐 풀어 두었던 길용이가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가족이 찾아본 결과,
바로 이웃집 냉장고에서 길용이의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매우 엽기적인 사건이죠.

 

이웃사촌이 아니라 이웃원수라고 해야겠네요.

 

바로 옆집에서 8년동안이나 가족처럼 살아 온 개를 한치 양심의 거리낌도 없이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 그렇게도 잡아 먹고 싶었던 걸까요?

 

이웃의 애견을 개고기로 보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행위인지,
인성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처벌전에 정신 검증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딸이 시골에서 혼자 농사짓는 아버지를 위해 데려다 키운 효심이 담긴 강아지를,
그러한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이웃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 더욱 이해하기 어렵네요.

 

 

 

길용이의 모습

 

 

  더 기가막힌 일은 사건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태도였다죠.

경찰은 '이웃끼리 문제인데 좋게 해결하라'며 합의를 종용한 것은 물론,
"시가 20~30만원 상당의 재물 손괴로 들어갈 것"이라고만 말한 뒤 사건 처리 과정을 알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화하는 피해자 측에 제대로 된 조사 과정을 알려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현행 재물 손괴죄의 최고 형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지만,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경우 동물학대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입니다.

 

 

 

냉장고에서 발견된 길용이

 

 

  즉 사건의 내용을 볼 때 재물죄가 아닌 동물학대죄를 적용해야 함에도,
법을 잘 아는 경찰에서 피해자에게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는 거죠.

 

이웃이니까 합의하라니?
경찰이 가족처럼 키우는 개가 그 지경을 당했어도 그렇게 종용할지 묻고 싶네요.

 

한 경찰관계자는 "이전까지 이런 사건은 재물손괴로 우선 처리되기 때문에 동물학대죄 등은 피해자가 요구할 경우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니 경찰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 애견이 내일 개고기가 될 수 있는 나라,

그러한 사건이 벌어져도 단순한 재물손괴죄로 벌금이나 합의로 종결짓는 나라,
애견의 지위가 가족이나 생명이 아닌 흔한 물건에 불과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이처럼 말도 안돼는 상황을 개선하는 최고의 방법은 법제도 정비라고 봅니다.

 

첫째, 동물보호법에 개식용금지조항을 반드시 넣어 개식용자체를 불법화해야 합니다.
- 개식용금지법을 당장 제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개식용금지조항을 동물학대죄중 중죄조항으로 넣어 시행해야 합니다.

 

둘째,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조항을 추가해서 시행해야 합니다.
-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1990년 이후 민법 등에 추가해서 시행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그 나라보다 국민수준이 낮은 것도 아닌데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인정을 '인지상정'이라고 하죠.

다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대상, 그저 단순한 물건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면,
다치지 않게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것이 사람의 기본도리입니다.

 

하물며 이웃이 가족처럼 사랑하는 개나 고양이를 단지 먹으려고 죽인다는 것!
이러한 행동이 벌어지고, 처벌조차도 극히 미미한 현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사람은 다양성이 있는 존재로 대상을 보는 개념이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내 생각이 올바른 것인지, 과연 잘못된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귀하고 소중한 생명체죠.

 

어제 재래시장 좌판에 놓인 이름모를 개들의 시체를 만났는데, 차마 볼 수가 없더군요.
노예제가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진 것처럼 개식용도 반드시 사라져야 함을 절절하게 느꼈지요.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드리며, 세상의 모든 길용이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말, 꼭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