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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연말단상, 그래도 행복하다


  결코 갈 것 같지 않던 여름이 떠난 자리,

가을이 짧은 끝자락을 보이더니 벌써 겨울, 연말입니다.


12월의 달력 앞에서 건너편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봅니다.

그 많던 잎들을 떠나 보낸 가지들의 애틋함이 느껴집니다.


순간 ‘카톡’ 익숙한 소리가 연이어 들립니다.

살펴보니 지난 1년간 연락오가지 않았던 예전 직장동료네요.


직장인들에게 연휴는 일의 휴무, 해방을 의미합니다.

자유로운 사색을 방해받는 느낌이 들었지만,

간단한 답신은 주어야겠기에 짧게 보냈더니 문자폭탄을 연이어 보내더군요.


안부보다는 업무에 관한 내용이라 그냥 닫았습니다.

더 없이 소중한 연휴의 시간조차 일을 말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하루의 석양이 그날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듯이,

연말은 한 햇동안 잘 살아 왔는지 뒤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2015년, 국가적으로는 무능한 정부로 인한 부패와 독선, 무책임이 가득한 상황에 깊은 절망을 느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변경된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잘 극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첫눈을 보면서 난관을 굳세게 이겨낸 자신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죠.


자신에게 가장 관대한 존재가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남보다는 자신에게 늘 냉철해야만 실수를 줄이고 더욱 겸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칭찬할 만하다고 느낄 때는 아낌없이 축복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든 일터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휴가에는 충분히 휴식하며 사색하고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삶이 정말 좋습니다.


법륜스님이 즉문즉설에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더군요.

‘자신의 마음이나 타인의 삶에 간섭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라’고 말이죠.


일상에서 실천해 보는데요, 마음의 평온에 매우 효과가 크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마음의 흐름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하늘의 구름을 지켜보는 것과 같습니다.


발 앞의 상황에 따라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듯, 

하늘의 구름도 늘 움직이지만 하늘의 바탕이 본래 푸른 것처럼 마음의 바탕도 그렇거든요.

그런 점에서 마음의 평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의 열쇠가 됩니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면서 필요한 것 중의 우선이 ‘돈’,입니다. 

노동과 돈을 바꿔야 될 정도로 보통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삶의 도구거든요.


하지만 가장 필요하면서 더 없이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삶일 겁니다.

통장에 잔고가 가득해도 마음이 불행하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 하나의 연말을 맞아 지난 12월간의 삶들을 돌아보니,

올 한해,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새해, 두루 행복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