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노모의 레테강행을 배웅하며 웰다잉을 생각합니다.
웰다잉이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삶의 마무리’를 의미합니다.
수년전 존엄사 논란이 벌어진 이후 확산된 웰다잉 열풍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묘업체등 기업이나 노인단체등에서 웰다잉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유언장 작성이나 입관체험등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웰다잉이 그러한 일회성 체험이 아닌 죽음에 대한 준비의 장이 될 때 의미가 있겠지요.
제 노모처럼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겪으며 가장 힘들게 살아온 분들이 삶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분들이 죽음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세대라는 점입니다.
평생 바쁜 삶에 밀려 웰빙조차 생각하지 못한 장노년층에게 웰다잉은 사치였겠지요.
힘든 시기에 자식들 키우느라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분들이기 때문이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는 라틴어가 떠오릅니다.
사는 동안 인간은 항상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꿀에 취한 꿀벌이 자신의 짧은 삶을 잊는 것처럼 삶에 취한 인간은 죽음을 망각합니다.
하지만 태어난 모든 생명은 반드시 스러져 갈 운명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레테강을 건너죠, 그래서 생명은 연민입니다.
죽음 이후에 무엇이 있는지는 각자의 종교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믿음이 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한 가지는,
삶의 주인이 자신이었던 것처럼 죽음의 주인도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죽음학회의 강조처럼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2012년 기준 한국의 자살로 인한 평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압도합니다.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인 우리나라에서 웰다잉교육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죽음이나 가족, 지인의 죽음 앞에서 의연하기는 어렵습니다.
생사에 얽매이지 않는 성자나 고승이 아니기에 깊은 슬픔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거든요.
아내의 죽음을 맞은 장자가 춤을 추는 것 같은 경지는 더욱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살면서 웰다잉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합니다.
아래 10가지 중에서 몇 개만 선택해서 하셔도 좋을 것으로 봅니다.
♣ 웰 다잉 10계명
1. 버킷 리스트작성하기
2. 건강 체크하기
3. 법적 효력 있는 유언장 자서전 작성하기
4. 고독사 예방하기
5. 장례 계획 세우기
6. 자성의 시간 갖기
7. 마음의 빚 청산하기
8. 자원 봉사하기
9. 추억 물품 보관하기
10.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기 등을 제시했다.
- 2013년 3월 6일 SBS CNBC의 <집중분석 takE>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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