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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18대 대선결정자 50대 높은 투표율의 원인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18대 대선에서 50대 투표율이 승부를 결정했다고 하더군요.


50대 투표율로 나타난 89.9%는 10명 중 9명이 투표했다는 매우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거든요.


50대의 박근혜 후보 지지도는 62.5%로 문 후보 37.4%보다 크게 앞섰고, 당선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62.4%로 60대 이상(68.6%)보다 낮았다는 점에서 경악할 수치죠.


일부 언론기관에서는 50대가 일자리를 위해 복지보다는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수도권의 숨은 여권-보수표라고 해석하는 기사들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추측일 뿐이죠.
 
아직 선관위의 공식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주변 추세를 보면 원인을 추측할 단서가 보이는 듯 합니다.
선거기간동안 동네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느꼈던 네가지 점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빌라가 밀집한 작은 동네의 여론이지만 그 어느 선거보다 강한 중장년층의 표심을 느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여론조사기관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50대가 보인 드높은 투표율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1. 박정희 향수
- 50대 중반이상의 세대에게는 무시못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 연배의 세대에서 '박정희가 경제를 살렸다'는 말, 정당화하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5.16 쿠데타나 유신독재는 그저 지나간 과거일 뿐, 지금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역사의식부재의 극치죠.
때문에 그의 딸인 박근혜에게 투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보은투표(?)가 되겠지요.

 

 

 

 

 

 

2. 최초 여성대통령
-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은 젊은 여성보다는 중년이상의 여성층에 크게 다가간 듯 합니다.
평소 정치에 관심도 없는 여성들이 "이번엔 여성한테 찍을꺼야." 이런 말 많이 들었습니다.
개념있는 자식들이 '남자'를 찍으라고 권했지만, '여자가 돼야 한다'며 거부한 엄마들도 적지 않았다네요.

 

 

3. 묻지마 투표
- 여당이면 누가 나오든 무조건 찍는 '묻지마 투표', 즉 무조건 투표층도 언제나처럼 강력했습니다.
특히 야권이 젊은 층에 투표독려를 하자 무조건 투표층도 그 이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겠지요.

 

사우나, 미장원, 슈퍼마켓등 중년이상층의 여론이 흐르는 장소의 동향에서도 그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 박근혜~" 이 분들의 공통점은 지지하는 이유가 없다는 점이죠. 무조건~ 무조건이니까요.

 

 

4. 분노성 동정표
-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에게 박근혜 후보가 강한 맹공을 당했었죠.
그 장면을 보거나 전해듣고 박후보의 국정능력부족이나, 역사의식 부재보다는 동정을 느낀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똘똘한 젊은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60대 초반의 박후보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낀게 아닌가 싶네요.
입만열면 마치 자신이 당한 것처럼 이정희 후보를 심한 욕설로 비난하는 사례를 자주 보았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번 18대 대선결과를 보면, 지금이 역사적 과도기임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수나 진보이념의 대결등 이성이나 논리가 아닌 무조건적인 감정투표, 회귀성 투표의 결과로 보이거든요.
즉, 갑자기 떨치고 일어난 50대의 높은 투표율은 박정희에 대한 강력한 향수와 역사의식 부재, 분노의 무조건적 결합인 거지요.

 

분명한 사실은, '인권변호사 출신 민주후보'를 '독재자의 딸'이 승리한 역사의 갈지자 걸음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정희 향수가 사라지는 날, 비로소 대한민국은 올곧은 역사의 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역사의 퇴행인 것은 분명하지만, 역사의 전환기가 될 거라는 점에서 희망을 열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