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아지/애견상식

순종과 믹스견(잡종)

  개를 키우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순종과 잡종을 굳이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혈통의 순수성에 따라 개들이 받아야 하는 대우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더군요.


동물중에서 인간과 가장 먼저 친구가 된 개는 원래 순종이나 잡종등의 품종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품종이나 혈통고정이란 생각이 자리잡게 된 것은 영국의 빅토리아 왕조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영국왕실은 원래 독일계인데 왕실의 혈통을 중시하면서 영국 국민위에 군림하려니,
혈통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념이 애견에게까지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혈통고정으로 지난 백년동안 300여 품종에 대한 견종표준이 만들어 졌습니다.
목양견등의 실용견에서 시작하여 보이는 개를 거쳐 현재의 애완견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혈통고정을 위한 근친번식 성행하다 보니,
자연상태에서는 빈도가 낮았던 열성유전인자가 높은 빈도로 농축되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견종표준을 보면 견종 특유의 유전성 질병을 볼 수 있는데 그 종류가 300여가지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점이 순종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순종의 장점은 혈통고정이 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한,
부모의 특징을 잘 닮은 강아지가 태어나므로 후손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잡종의 강아지는 체격, 성격, 외양 등 모든 면에서 앞으로 어떤 개가 될 것인지,
성견이 될 때까지 전혀 예상할 수가 없다는 점에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순종과 잡종을 구별함에 있어 또 하나의 차이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교배과정에 사람이 직접 개입한 경우라면 순종이고 개가 스스로 선택했다면 잡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는 견종도, 혈통도, 또 외모나 집안의 반대(?)도 전혀 개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개들의 관계를 보면 상대방을 보는 눈과 느끼는 감성은 사람의 기준과 많이 다른 것을 느끼게 되거든요.

또한 잡종에도 대대로 잡종인 오리지널 잡종이 있고 믹스라 하여 견종이 다른 순종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도 있기 때문에 조상이 어떤 견종인지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잡종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유전자 풀의 다양성으로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순종보다 강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성장 과정에 다른 견종의 특성이 섞여 나타나므로 특별한 개성이나 매력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잡종이라 하여 사람이 먹다 남은 밥이나 원료가 안 좋은 저급사료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잡초처럼 강한 잡종이라며 기본적인 예방주사조차 맞히지 않는 견주도 계시더군요.


 



살려고 하는 소중한 생명을 앞에 두고 순종과 잡종 또는 귀천의 개념으로 차별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견종표준을 따지는 도그쇼에 나갈 예정이 아니라면 혈통에 차별을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어떤 종이든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인 것입니다.

때문에 순종이든 잡종이든 애견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므로 기르는 방법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다만, 잡종이 순종보다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엄연한 현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으로 평생을 키워 줄 사람이 없다면 번식을 하거나 교미를 방치하는 일은 정말 없어져야 합니다.

순종들도 버려지면 죽음의 망령에 사로잡히는 이 시대에 잡종을 보듬어 줄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개식용악습을 고려하면 매우 섬뜩해 지는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로 외국에서 잡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잡종, 믹스견의 장점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점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