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안현수, 빅토르 안 선수가 국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빙상의 메달밭이라는 쇼트트랙에서 안현수,
이제는 러시아인이 된 빅토르 안이 금메달을 획득했는데요.
그의 부활과 귀화과정이 연일 보도되어 국민의 관심과 분노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15일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안현수는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주력 종목에서조차 메달획득에 실패하면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메달’ 위기에 처한 상황이거든요.
안현수 선수가 우승한 지난 15일밤 10시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가 접속불가상태더군요.
잠시 전에도 접속을 시도했지만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인데요,
텅 빈 빙상연맹 홈페이지처럼 국민의 가슴도 텅~
접속폭주로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에 빙상연맹의 책임이 크다는 것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3일에는 TV조선이 생방송 '뉴스특보'에서 얼마나 흥분했는지,
박근혜대통령이 안현수선수의 러시아 귀화문제를 언급한 부분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했더군요.
방송 자막에 '안철수 귀화 부조리 탓인지 되돌아봐야'라는 자막이 노출됐거든요.
최근 신당창당중인 안철수의원과 안현수선수를 혼동한 모양인데 정말 우습더군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안 선수의 귀화 문제에 대해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황제의 부활
그렇다면 안현수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 집니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을 차지하면서 '쇼트트랙 황제'로 등극한 선수입니다.
김기훈-김동성의 뒤를 잇는 천재적인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무릎부상후 복귀하는 과정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남자선수들은 어디에~
끈끈한 학연과 파벌로 점철된 한국 빙상계의 오랜 폐단에 맞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원했던 안현수!
자신의 실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보인 안현수 선수의 1등을 막기 위한 선수들과 코치진의 압력과
본인의 의사를 무시한 빙상연맹과 코치진이 타 선수에게 출전권을 양보하게 하는 부조리에 염증을 느낍니다.
우승후 빙판에 입맞춤하는 안현수 선수
무릎 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전하지 못한 안선수는
소속팀인 성남시청까지 해체된 후 어떤 실업팀에서도 스카웃 제의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안현수는 결국 2014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2011년 러시아로의 귀화를 선택합니다.
국적을 옮기는 방법 외에 안현수가 선택할 길은 전혀 없었던 거죠.
선수로서 갈 곳 없는 그를 받아준 곳은 한국이 아닌 러시아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 종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던 중이었는데,
안현수 선수에 대한 러시아정부의 투자가 이번에 완벽하게 결실을 맺은 셈입니다.
푸틴 페이스북 전면을 장식한 안현수 선수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는 안현수 선수가 이렇게 말했더군요.
"나는 올림픽 출전을 원했다. 아버지와 의논하면서 나는 오직 올림픽만을 원한다는 진심을 전했다.
러시아는 한국보다 훨씬 좋다. 기반시설도 좋고 관리도 잘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그것은 내가 쇼트트랙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대형스포츠경기에서 선수들의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던 한국 팬들이지만,
안현수의 귀화에 대한 이해와 우승에 대한 찬사는 의외일만큼 전폭적입니다.
대신 안현수같은 천재를 보듬지 못하고 매장시킨 빙상연맹이 여론의 맹폭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안현수선수가 부활하는 것만큼 빙상연맹의 끝없는 추락은 지극히 합당한 귀결이라는 점에서,
제2의 안현수 사태를 막기 위해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상대위에 선 안선수가 러시아국가를 따라 부르는 장면에서 왠지 가슴이 서늘해 졌지만,
8년만에 이룬 안현수 선수의 부활은 위대한 인간승리라는 점에서 크게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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