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아지/도그스토리

목줄이 풀려 별이 된 강아지

  젊은 시절에는 대도시의 유명한 패션거리에서 드레스샵을 운영하며 잘 나가던 여성이 있었습니다.

몇 년전에 당한 불의의 교통사고로 얼굴이 심하게 망가지는 엄청난 불운을 당하게 되어 사업을 접게 됩니다.

힘든 치료를 마친 후 거의 모든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게 된 그 분의 유일한 위안은 바로 애견이었습니다.
3년전부터 함께 살게 된 요크셔 테리어 '댕기'가 그 주인공입니다.

어떤 요크셔 보다 외모가 뛰어난 댕기는 눈도 예쁘고 얼굴도 귀여운데다 성품까지 좋은 최고의 파트너였답니다.
당연히 침대 옆자리는 항상 댕기의 차지가 되었고 남편도 그 상황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무조건 잘 먹이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라고 생각한 그 분은 댕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 구해서 먹였습니다.
그 결과 젊은 댕기의 몸은 라인없는 푸짐한 몸매를 자랑하는 중년견의 외양을 보이게 되었죠.
사랑이 쌓여가는 만큼 댕기의 무거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애교는 갑자기 인생이 꼬인 그 분에게는 최고의 낙이었죠.



 
이렇게 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것 같던 어느 날...

더위에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은 댕기는 심한 복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동물병원에 가라는 부인의 말을 귀로 흘린 남편이 댕기를 데리고 찾아 간 곳은 단골 애견미용실이었습니다.
미용실 앞까지 따라 온 댕기가 미용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떠올랐는지 순간 뒷걸음질을 칩니다.

그러자 헐렁했던 목줄이 쏙 빠져버려서 허공에 리드줄만 잡게 된 댕기 아빠!!!
아빠가 불러도 오지 않고 댕기는 그저 도로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갑니다.
바로 그 찰라의 순간 택시가 와서 그 작은 몸을 덮쳐 버리고 그냥 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배가 아파서 왔다가 주검이 되어 버린 댕기!

무조건 동물병원에 갔다면...
택시가 좀 더 늦게 왔다면...
목줄을 빠지지않게 잘 끼웠다면...
아니, 그 날 과식하지 않아서 배가 아프지 않았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도저히 알 수 없고 가늠할 수 없는 운명의 무게에 눌려 그렇게 댕기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맑은 하늘에 날 벼락'은 이런 경우에 꼭 어울리는 말인 것 같습니다.
마음의 준비조차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랑하는 댕기의 죽음을 맞게 된 그 분의 슬픔을 누가 위로하겠습니까!


'안전띠는 생명띠!' 이런 표어를 주위에서 많이 보셨을 거예요.

모든 애견인께서는 '목줄은 생명줄!!!' 이 한 가지를 꼭 기억해 주세요.
목줄과 리드줄을 하지 않은 채 강아지와 산책하는 분들을 볼 때면 댕기 생각이 나서 혼자 놀라곤 합니다.


  댕기야!  그 곳에서 즐겁게 지내다가 네가 많이 사랑했던 분이 언젠가 가시면 그 때 기쁘게 만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