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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아파트 경비원 자살사건

    지방의 한 아파트에 근무하던 경비원이 한 입주민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비가 언어폭력과 구타를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그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것입니다.
유가족이 그 주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는데 모멸감과 정신적고통에 대한 위자료지급 판결을 내렸더군요.

그 사건을 접하면서 예전에 동료소장들과 자주 대화했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이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일중에서 남자는 경비원, 여자는 청소원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이죠.

일부 아파트에서 젊은 남성을 경비요원으로 채용하는 사례도 간혹 발생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아파트는 일반직장을 퇴직한 60세 전후의 장년층 남성을 경비원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 입주민들은 관리소장 얼굴은 몰라도 매일 대하는 경비원과는 비교적 원만하게 지내지만,
간혹 극히 일부 주민이 사용자 행세를 과도하게 하면서 경비원과 다투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즉, 야간에 경비안서고 잠만 잔다, 자주 초소를 비운다, 근무중에 술마신다, 주차관리를 제대로 안한다 등등...
관리소를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그 경비원을 해고하라고 압력을 넣는 경우까지 경험해 본 적이 있었거든요.



  물론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경비원도 있을 수 있지만 아파트라는 특성상 그런 태도는 드물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사건의 그 입주민처럼 직접 경비원에게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경우는 극히 보기드문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경비원에게 불만사항이 있을 때는 관리소장이나 동대표, 회장를 통해서 제기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문제제기 방식이 직접 다투면서 싸우는 것보다는 가장 합리적이며 효과적인 해결방식이거든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제 3자의 중재나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극한까지 갔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경비용역업체 파견이라면 2중의 통제를 받고 근무하는 상황에서 입주민의 압박은 큰 타격이었을 것입니다.
그 점을 모르거나 악용한 것이 한 가족의 가장을 자살로 밀어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파트의 구조적 특성상 공용부분을 관리하려면 경비원이나 청소원, 관리직등의 관리사무소직원이 필요합니다.
생업을 가진 아파트 입주민들이 순번을 정해서 공용부분을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그렇다면 어차피 채용해야 하는 관리직원을 적절하게 제재하면서 감독하는 것이 현명한 사용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은 성질급한 입주민의 우발적인 행동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국 인간에 대한 무례에 다름아닙니다.
아파트 주민이 사용자의 입장이지만 어떤 경우든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행동이죠.

때문에 이번 사건이 그러한 경향을 가진 극히 일부의 입주민들에게 반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비원, 그 분들에게 경비직은 열악한 근무조건속에서도 생애 마지막을 운영하는 소중한 일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