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에서 보도한 설특집여론조사를 보며 새삼 놀랐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적폐청산을 위해 꼭 필요하다가 73.3%로 망신주기수사라는 응답보다 3배 이상 높았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보면서 소수이지만 망신주기수사로 보는 응답에 주목하게 되더군요.
대구경북지역과 60이상 고령층의 다수가 그러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얼마 전 접한 두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최순실 판결이 나던 날, 제 지인에게 70대의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 저런 여자한테 홀려가지고 죄도 없이 감옥에 갔잖아.
나라 살린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해서 빨리 석방되어야 하는데 볼수록 안타까워“
또 하나는 삼성 이재용 항소심판결이후에 우연히 60대 할머니의 주장을 들었습니다.
“삼성이 요즘 너무 힘들잖아, 잘못한 것도 없는데, 도와주고 싶어”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그분의 발음은 명료했고 경상도 억양도 여전했습니다.
다양한 언론의 여론조사결과에 나타난 지역 색과 고령층의 의사를 직접 접한 셈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정치적 견해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은 박정희 이후 보수 본산을 자처한 현 보수야당의 든든한 기반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잘못된 정치견해가 시대발전을 따르지 못한 채 화석화되고 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무능하고 무지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은 아버지의 후광이 가장 컸다는 것은 명백하나,
지역과 연령을 떠나 보수 국민들의 박근혜가 잘할 것이라는 기대도 큰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본 냉철한 국민들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국정농단에 따른 탄핵은 박근혜의 실상과 보수국민의 오판을 절감한 대사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고령층과 해당지역의 지지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진한 안타까움을 갖게 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이나 OECD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석방을 외치는 노인들을 보면 정말 답답해집니다.
박근혜가 왕조의 공주도 아닌 선출직 대통령으로 탄핵되었다는 것을 인정 못하는 건데요,
위의 사례처럼 박근혜보다 훨씬 가진 것 없는 분들이 오히려 박근혜를 동정한다는 거죠.
평생 성실하게 살아왔을 노인들이 정의나 윤리보다 왜곡된 동정심을 보이는 현실을 보면서,
프로타고라스가 말한 ‘진리란 각자에게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다’라는 주장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박근혜와 박정희, 이명박의 범죄는 권력을 악용한 부정부패 범죄에 해당합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려하고 믿고 싶어하는 것을 믿으려는 인간의 본성을 감안해도,
범죄가 용납이 되고 정의가 부정되는 부정의한 인식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참된 것에 눈감고 거짓에 동조하는 고령층의 가치판단에 진한 의구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대구경북이라는 지역색과 고령층의 잘못된 가치판단의 근원에 박정희 향수가 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박정희 향수’는 지역적, 연령적으로 더욱 고립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사사IN>이 2007년부터 실시해 온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 조사결과가 그렇습니다.
인간, 사회, 국가는 구성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바르고 곧은 것을 추구할 때 다수의 이익이 됩니다.
지나치게 탐욕을 추구했던 사악한 자들이 부당하게 호응받는 시대는 이젠 끝나야 합니다.
완전히 소멸되어 더불어 사는 국민화합에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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