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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동물세상

길고양이 학대하지 말라


  얼마 전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다 어린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귀여운 눈망울과 마주친 순간 바로 도망갑니다.


3층 어르신이 매일 밥을 챙기는 길고양이 새끼인 듯한데요,

아직 많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인지 경계심이 매우 강했습니다.


사라진 뒷모습을 보며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꼬리가 잘린 길고양이를 며칠 전에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상황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사는 길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하루하루 매시간 길 위에서 위험을 체득하며 사는 생명이 길고양이입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생명에게 밥을 못줄지언정 학대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아래 고양이는 매일 두 번씩 밥을 달라며 오는 길고양이 중 한 아이입니다.

보름 전부터였나, 뒷발을 다쳤는지 들고 다녔는데 요즘은 많이 좋아진 듯하더군요.





 주변 사람이 던진 뭔가에 맞아 다친 것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학대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멈추기 어렵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며 늘 느끼는 것은 이 지구가 인간을 위한 전용행성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무한한 우주공간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직까지는 지구뿐입니다.

이처럼 축복받은 공간 안에서 살려고 하는 소중한 생명들이 모인 곳이 지구입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위를 악용하지 말고 베푸는 겸손한 동반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은 스스로 즐겁기 때문에 기꺼이 선한 일을 선택합니다.





  선한 일은 꽃이 꽃을 피우는 것과 똑같은 일석이조의 유익한 행동이기 때문이죠.

꽃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 꽃을 피우지만 꽃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더불어 즐겁게 만들거든요.


아주 오래전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인간보다 수십 배 큰 동물도 멸종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막강한 권력자인데요,

오만한 권력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기보다 약한 존재인 어린이나 노인, 길고양이등 이웃 생명들을 학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학대는 이유를 불문하고 결코 이해될 수 없다는 점에서 용서받기 어려운 일입니다.





 꼬리를 잘리고 다리를 다치면서도 위의 길고양이는 오늘도 밥을 먹으러 옵니다.

모든 생명에게 산다는 것은 온 삶을 던지는 투쟁, 치열함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 다른 사람 얼굴만 봐도 그의 성향을 대략 알 수 있는 것처럼,

길 위에서 온갖 일을 겪고 사는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갖고 있습니다.


  며칠 전 출근길, 정원에서 걸어 나온 길고양이가 다가오더니 제 다리에 부비부비하더군요.

미소를 띠며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부드럽게 말하며 눈을 바라보니 함께 바라봅니다.

사람이 시작할 수 있는 것은 길고양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바로 그 지점부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