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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동물세상

조류독감(AI) 살처분 반복을 반대한다

 

  중국에서 '치맥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별그대'에서 전지현이 먹던 치맥이 드라마 인기따라 높아진 모양인데요.

 

보도를 보면서 침을 삼킨 분들도 계시겠지만,
자원먹는 하마인 중국인이 먹을 엄청난 닭을 생각하니 무한염려가 되더군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조류독감이 다섯번째 재발하여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죠.

 

2011년 5월에 4차 발병후 2년 8개월 만에 재발한 조류독감으로,
현재까지 178개 농장에서 사육하던 닭·오리 380만 마리가 살처분, 매장되었습니다.
 
발병할 때마다 수많은 동물이 생매장되고 담당자들은 사투를 벌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근본적인 대책없이 무조건적 살처분조치에 의존하는 현실에 당혹감을 느끼게 됩니다.
식용동물로 키워지는 동물이라 해도 대량 살처분은 가장 잔인한 동물학대이기 때문이죠.

 

  조류독감은 주로 닭과 오리, 칠면조 등 가금류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지금까지는 가금류를 통해서만 감염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변이가 많은 바이러스 특성상 인간 대 인간 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조류 독감에 의한 인간 사망 사례는 대부분 동남 아시아와 중국에 국한되어 있고,
가금류를 사육하면서 매우 빈번한 빈도로 분변이나 깃털 등에 노출되었을 때 감염됐다는 점에서,
잔인한 살처분이 아닌 진정한 예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1. 조류독감 발병원인이 철새?
- 발병시 살처분과 보상만을 반복해 온 정부는 발병원인을 철새로 단정하고 있다.
먹이주기까지 금지한 적도 있는데, 배고픈 철새들이 갈 곳은 인근 농장이라는 점에서 참 황당하다.

 

철새가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14~21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 후 2일 내 죽게 되는데,
지난 11월 한국에 도착한 가창오리가 원래 살던 지역에서 바이러스를 가져왔다면 벌써 죽었어야 하는데,
집단폐사가 아닌 극소수만 죽었으므로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철새들의 이동 경로라는 점과 조류독감 호발지인 동남아시아, 중국과 인접지역이지만,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는 세계 9대 주요 철새 이동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이에 대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EAAFP)가 아래와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지만,
H5N8 같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한테서 볼 수 있는 질병"이다.
지금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야생조류에서 발생했다고 보고된 적은 없으며,
H5N8이 철새 무리에서 시작됐을 것이란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새는 억울하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점점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철새들의 군무, 그래서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는?
북극권에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까지 이어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로 오가는 물새를 보호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우리나라 환경부를 비롯해 이 이동로에 위치한 15개 나라 정부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 비정부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2. 공장식 밀집사육부터 개선해야 한다.
- 좁고 열악하고 비위생적으로 밀집된 생활환경은 위험한 질병이 생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사람도 독감이 발병하면 사람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마스크를 하도록 권하고 있지 않은가?
감염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든 아니든, 살처분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다.

 

평소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 위생적인 환경으로 바이러스 질환은 호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병약한 개체에게 삶의 기회조차 주지않고 죽이는 것은 매우 잔인하다.

 

 

 

 

  영국이나 유럽연합은 동물복지측면에서 가금류 마리당 0.75㎡의 공간을 확보해 키우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조류독감이 크게 퍼지지 않는 이유는 가금류의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평소 면역력이 강하면 독감유행기에도 충분히 이겨낸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지 않은가~

 

반면 우리나라는 성장한 닭이나 오리 한 마리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가로·세로 평균 15㎝ 정도다.
업무에서 매일 사용하는 A4용지 한장보다도 작은 공간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가금류가 스트레스를 받는 밀집사육으로 저항력이 약해 발병시 대규모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식용으로 길러지는 동물이지만 최소한 삶의 공간에 있을 때 만큼은 배려를 해 줄 수는 없는가!

 

 

 

 

3. 국가인증 동물복지농장의 가금류는 살처분하지 말아야 한다.
- 국내 1호 동물복지농장이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종오리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이내에 위치해 AI 감염위험지역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살처분 당했다.


가장 건강한 동물을 가능성 때문에 무조건 살처분한다면 동물복지농장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질병 관리와 차단을 동물복지 농장의 전제조건이라며 정부에서 복지인증까지 해준 동물복지농장의 닭들을
다른 농장들과 똑같이 살처분한 것은 극명한 정책모순이다.

 

 

 

 

4. 발생반경 3km내 무조건적 살처분 방식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이므로 개선해야 한다.
- 2003년 이후 조류독감 발병으로 살처분된 오리와 닭 등 가금류가 2500만 마리에 달하지만
실제 감염 확인 개체수는 121마리에 불과해 과도한 대응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과도한 대응은 한층 과도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늦었지만 정부에서는 유럽등의 선진방역대책을 참고하여 살처분 반복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5. 살처분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문제와 생명경시풍조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 모든 생명은 살려고 하며 죽음의 위협에서는 모두가 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인간과 다를바 없다.

 

인간의 안전을 위해 병에 감염되지 않은 동물들까지 무조건 죽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게 한다고해서 인간의 안전이 보장된다고는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변이된 바이러스에 의한 조류 독감등, 현대의 대유행성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6.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은 농장에서는 살처분을 하지 않아야 한다.
- 독감에 걸린 이웃때문에 주위의 건강한 이웃들까지 죽이는 무지한 정책과 뭐가 다른지 묻고 싶다.


영국 등 유럽연합(EU)에서는 AI가 발생하면 해당 농가의 가금류만을 살처분하고,
나머지 3km 지역내의 가금류 등은 이동 제한, 이동 금지 조치만을 하는 정책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

 

 

구제역 당시 재연된 돼지들의 죽음행렬 - 사진출처 :동물사랑실천협회

 

※ 조류독감 발병시 개인위생방법

 

- 조류독감 발생지역의 방문을 삼가하는 것이 백신조차 없는 현재로서는 최선책이다.
만약 유행지역의 가금류와 접촉한 경우에는 접촉부위를 깨끗하게 씻어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식품을 섭취해서 감염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감염된 닭고기나 오리고기라도 완전히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고 하지만,
조리 과정이나 조리인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