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에서 진돗개가 사람을 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밤 9시경 주인부부와 목줄을 한 채 산책하던 진돗개를
지나가던 한 여성이 '예쁘다'며 쓰다듬자 달려들어 공격했다는 내용인데요,
그 여성은 얼굴과 팔을 물렸고 말리던 주인까지 왼쪽 손과 복부를 물렸다고 합니다.
언론마다 대서특필하고 있는데요,
하나같이 진돗개가 맹견으로 돌변해서 물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왜 그런 결과가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쓰지않고 있더군요.
그 개는 체장 1m, 몸무게 25㎏의 수컷으로 올해 6살의 중년 개입니다.
사고후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가 사건발생 8시간만에 경찰특공대에 의해 사살됩니다.
예쁘다며 호의를 보인 여성과 주인의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당한 셈이죠,
안타까운 마음으로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다만 세상에 이유없는 행동은 없습니다.
가족과 산책나왔다가 위해견이 되어 별이 되어버린 그 개도 그렇습니다.
지인의 진돗개
애견가로서 진돗개를 위한 변명을 해 보려고 합니다.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등록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견입니다.
지난 2005년 토종견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케널클럽과 세계애견연맹(FCI)에 공식 승인되었지요.
영리하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복종심이 강하며 뛰어난 귀소성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수렵견으로서도 우수한 자질을 지니고 있어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합니다.
문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사회성이 좋은 개는 가족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상냥하지만 진돗개는 그런 성품이 아니거든요.
때문에 지난 2011년 LA경찰이 경찰견후보로 선발해서 훈련시켰던 두 마리가 모두 탈락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기질상 낯선 사람을 경계하므로 만지는 것을 당연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지려고 하면 공격으로 간주하므로 즉각적인 방어에 나서게 되는 거죠.
부산 진돗개 사건은 바로 이 부분에서 진돗개의 본성을 무시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물론 세상의 진돗개들이 만진다고 모두 물지는 않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임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외부인은 물론 말리던 가족까지 물었다는 것은 흥분상태가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가 일단 흥분했을 때 손으로 말리는 것은 금기거든요.
평소에는 주인에게 충성하고 복종하는 개도 흥분했을 때는 제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진돗개는 수렵본능으로 인해 작은 동물과 만나면 공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소형견들이 간혹 물리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 진돗개가 야기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될 정도거든요.
이처럼 진돗개는 장점과 단점을 고루 가진 견종이지만 매력적인 토종견이라는 점에서,
진돗개를 보호 육성해서 세계속의 한국견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아지시절부터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하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킨다면 개선할 수 있습니다.
연령에 알맞는 운동과 애정표현으로 무난한 성격형성을 병행하면서 말이죠.
LA경찰견후보로 발탁되었던 진돗개
동물의 성격 형성과정에 특유의 견종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부정할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 가족이 강아지를 대하는 태도와 주위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화 시기에 다양한 동물과 많은 사람을 수시로 접촉했던 진돗개는 사람들에게 호의적입니다.
지인의 진돗개는 어떤 견종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스킨십을 허락하는 성품을 가졌거든요.
가족에게 성실하면서도 타인에게 친절한 진돗개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친절한 돌리양
현재 대부분의 애견인들은 토종견보다는 외국견종을 선호합니다.
진도군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진돗개는 선호도 면에서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은 그러한 경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염려하게 됩니다.
한 보안경비업체에서 진돗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우리의 국견 진돗개의 위상을 높이려면 민간을 넘어 국가의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강아지 시절부터 성품을 잘 파악하여 LA경찰이 포기했던 경찰견으로 다시 육성해 보고,
온순한 강아지는 교배를 반복하여 사회성 좋은 반려견으로 키우게 하는 거죠.
맹인안내견으로 유명한 리트리버도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선발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진돗개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면 현재의 낮은 위상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료에서도 저급사료의 대명사가 진도사료라는 점에서 그 부분의 개선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전적으로 진돗개의 책임이 아닙니다.
개, 특히 진돗개의 본성을 무시해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며,
앞으로 진돗개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 더욱 연구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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