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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천국, 동물도 가야 된다

 

  천국! 생각만 해도 참 좋은 곳이죠.
어떤 구속도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곳을 의미하거든요.

 

사전적 의미의 천국은
하느님이나 아미타불이 계시는, 하늘의 이상적인 세계입니다.

 

4대 종교중 하나인 기독교의 천국은 기독교 신자가 죽은 후에 갈 수 있는 곳으로,
하나님이 다스리는 은총과 축복의 나라를 말합니다.


그래서 '불신지옥 예수천국'을 말하는 과한 전도자들을 흔히 볼 수 있나 봅니다.

불신지옥이라 압박하면서 자신은 간절하게 가고싶은 곳이 천국이라는 건데요,


  최근 인간이 아닌 동물도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반 순례객에게 행한 연설이 논란의 발단인 모양입니다.

 

 

 

 

교황은 "성경은 우리에게 이 경이로운 설계의 이행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가르치고 있다,
전 우주가 새로워지고 악과 죽음의 모든 흔적들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것이라는 점에서 성경들은 새로운 천국과 이 세상의
이미지를 사용한다, 우주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의 소멸이 아니며 오히려 모든 것들에게 충만한 존재감과 진실, 아름다움을 가져다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교황의 연설에 대해 교황청 전문기자는
"구원과 종말론적 팔복에 대한 소망을 동물과 모든 창조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반면 로마 소재 교황청대학 신학과의 지아니 골자니 명예교수는
"우리 모두 이 세계와 미래의 즐거운 세계 사이에는 연속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변화도 있다.
우리가 결정할 입장에 있지 못한 것은 둘 사이의 균형이므로 교황의 발언을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거든요.

 

 

 

 

  기존 가톨릭교리에서는 동물들의 천국행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신의 형상을 따서 창조된 인간이 모든 피조물들보다 상위에 있으므로 인간만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러한 교리를 믿지 않는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인간만 천국에 간다는 주장에는 반대합니다.
천국이 이 세상이 아닌 사후세계의 어딘가에 있다는 주장을 기꺼이 인용한다해도 말이죠.

 

신자들에게는 삶의 종말이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꼭 가야하고 가고 싶은 곳이 천국이겠지만,
인간만 갈 수 있다면 인간종 위주의 협소한 차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매우 무의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진정한 천국이라면 함께 했던 모든 생명들도 더불어 가야 합니다.
천국이 인간만 득시글거리는 곳이라면 최소한의 조화로움도, 아름다움조차 없는 삭막한 곳이 분명하거든요.

 

 

 

태어난 생명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경계로 현세와 사후세계로 나눠진 상황에서 천국은 이상향입니다.


사랑하던 가족은 물론 가족같은 반려동물들과 지구상의 순수한 동물들이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할 곳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남은 이들의 깊은 슬픔을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을까요?
종교유지, 신앙유지도 해야 겠지만 지나친 인간인주의 교리로 모든 생명들에게 불친절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교황의 연설을 나름대로 해석해 볼 때,
'새로운 천국이 이 세상의 이미지를 사용한다'면 개나 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들도 가야 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즉, 천국이 그 어디에 있든 동물도 가야 된다는 거죠.

 

 

 

 

천국이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지리적, 유형적 위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천국과 지옥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늘 자리하고 있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매 순간이 행복하면 그곳이 천국이요, 불행하면 바로 지옥이기 때문이죠.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라 불리던 추기경 시절부터 다른 교황들과는 달랐습니다.
이번의 동물천국관련 연설도 낡은 교리를 새롭게 다듬어 가는 행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양이 애호가로 유명했던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8년 한 강론에서,
"영성을 부여받지 못한 다른 창조물들에게 죽음은 단지 지구상에서의 존재의 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더군요.

 

 

 

 

그처럼 애호했던 고양이는 영성이 없어서 지옥에, 영성많은 본인은 천국에 간다는 것을 확신했다는 건데요,
2천년 세월의 고루함에 갇힌 교리의 협소함이 오랜 사랑까지 외면한 듯하여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든 반려동물들과 그곳이 어디든 늘 함께 하고 싶다는 점에서,
천국,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가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