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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동물세상

아파트 길고양이들의 허니문이 걱정되는 이유

  입춘도 지났고 대동강 물도 스스르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으니 곧 산뜻한 봄이 찾아올 것입니다.
겨울의 마지막 자존심이 쌀쌀한 입김을 보이고 있지만 떠나야 할 자의 몸부림으로 봐야겠죠.

바람소리가 매서운 이렇게 추운 밤에는 뭇생명들도 '자기만의 방'에서 곤한 잠에 빠질듯 한데,
우리 아파트 길고양이들에게 이 시기는 겨우내 기다리던 허니문의 주기인가 봅니다.

 자신들도 힘들게 태어나 험하게 살고 있음에도 종보존의 순리는 계속되야할 삶의 지표인 모양입니다.
이 계절이 지나면 길위의 험난한 삶을 물려 받게 될 새끼 냥이들이 태어나겠지요.




  
 
길고냥이를 대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성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냥 무관심한 주민이 있고 일부 주민은 길냥이들을 보기만 하면 쫓아 내거나 해코지하기도 하며,
또 다른 주민은 매일 사료와 물을 챙겨 주시면서 그네들의 삶을 지켜 주는 캣맘이 됩니다.




  아래층에 폐지를 수집하시는 할머니는 꽤 오랫동안 길고양이들을 챙겨주신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때문에 아파트 길고양이들은 할머니외에 다른 주민들만 보면 쏜살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저녁에 동입구로 들어서다가 휙~ 소리만 남기며 지하실로 도망가는 소리에 여러번 놀랐었죠..^^

어쨌든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속담처럼 길위의 생명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지 않는다면,
해코지하는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무관심한 주민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우리 주위의 살아있는 야생, 길고양이들도 생명가진 인간처럼 그들의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자기보다 약한 동물에 대한 학대행동은 이 땅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행이라 하겠습니다.

길고양이들의 허니문이 끝나고 두 달후 여기 저기서 태어날 새끼 냥이들이 걱정되는 이유는,
그 어린 생명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의 풍파가 매우 매섭다는 것을 익히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길고양이들의 평균수명이 3년도 안된다는 통계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실상은 평균적인 삶조차 누리지 못하는 냥이들이 훨씬 많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애처롭기 때문이죠.



  개와 다른 독립성과 야생성으로 '자기들만의 세계'를 지켜가는 길고양이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행복하라~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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