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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애견상식

동물애호가와 애니멀호더

 

  얼마전 방송에서 저장강박증을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물건에 집착해서 모으는 일종의 정신장애로서 호딩장애의 한 부류라고 하더군요.


그중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동물을 키우는 경우를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라고 하며,
대부분 동물을 제대로 키울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돌봐줘야 한다는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물을 돌보는 것이 아닌 동물의 수를 늘리는 것에만 집착하므로,
동물이 처한 위험은 물론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미치는 위험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동물에게 베풀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되므로 당연히 동물학대입니다.

 

차이점은 용인학대범등의 동물학대자들은 잔인한 공격성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지만,
애니멀호더는 증가한 동물이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필수적인 관리를 못받는 고통을 받게 하거든요.
그저 목숨만 부지하다가 영양실조나 면역력결핍으로 쉽게 병에 걸리는 상황을 유발하는 거죠.

 

 

 

 

다만, 애니멀호더의 경우 유기견이나 유기 위험에 처한 동물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과,
다수 동물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안락사처리하는 것을 막기위해 무작정 입양하게 된 결과,
지나치게 많은 동물을 기르게 된 것이므로 일반 동물학대범과는 분명히 차원이 다르지요.

 

문제는 애니멀호더는 스스로 동물애호가라고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동물은 애정이나 연민만 갖고 키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동물의 환경이나 삶의 질을 방치하고 있는 사람은 절대로 동물애호가일 수 없기 때문이죠.

 

애니멀호더를 다룬 방송을 보면 거의 개인적인 정신질환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더군요.

 

 

 

  애니멀 호더 연구기관인 미국 HARC의 연구결과를 보면,
"나이 든 미혼여성이나 혼자 사는 사람, 사회적으로 실패를 겪은 사람이 애니멀 호더가 될 개연성이 높은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얻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수단으로 애니멀 호더의 길로 들어선 경우가 대부분"이라네요.


애니멀 호더에게 동물을 키우는 행위는 자신의 상처를 달랠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책임하고 충동적인 입양으로 유기동물을 증가시키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충동적으로 입양하고 무책임하게 유기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애니멀호더가 그렇게 많은 동물들을 수집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에서 간혹 애니멀호더에 관해 다룰 뿐 관리규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매년 6000여 건 이상의 애니멀 호더 행위를 적발하는 미국은 동물보호법에서,
영양결핍, 스트레스 등 동물 복지에 관한 세부적 기준을 제시한 뒤 이를 어길 경우
법원 판결에 의해 키우는 동물을 강제압류하고 동물사육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3마리 이상, 싱가포르와 호주에선 ‘반려동물등록제’를 통해 4마리 이상의 동물을 키울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강제매입이나 사육금지등 관련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애니멀호더와 동물애호가의 근본적인 차이는 이타심의 자제와 관리능력의 유무입니다.

 

 

 


  가장 하위의 사회적 약자인 동물들, 특히 유기동물을 거두는 것은 대단한 이타심의 발로이지만,
경제적, 신체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이 과잉사육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과 동물들에게 매우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동물애호가들은 유기견이나 유기위험에 처한 동물을 보면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본인의 여건상 불쌍한 동물을 모두 거둘 수 없기에 눈물을 머금고 안락사없는 보호소를 찾아야 하거든요.
가난은 나라도 구제못한다는 말처럼 동물애호가도 모든 유기견을 구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절감하게 되는 거죠.

 

 

 

 

최근에도 지인이 자신의 자매가 키우는 강아지를 맡아줄 것을 부탁해 온 적이 있었는데요.

부탁을 할 때는 상대방이 들어주길 원하는 것임을 잘 알기에,
웬만한 것은 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강아지등 반려동물을 떠맡기는 부탁은 정말 감당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가족처럼 키우던 강아지를 사람의 편의때문에 가족에서 제외하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며,
저도 현재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많아서 더 이상 식솔을 늘릴 수 없거든요.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유기한 사람에게 겨우 수십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하는 상황에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사람들은 절대로 입양하지 못하게 하는 법규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개는 사진만 보고도 주인인지 알아본다'고 합니다.
그러한 동물을 자신의 조건이 바뀌었다는 이기적 이유로 가족에서 내버리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네요.

 

"가족을 믿고 사랑하던 동물을 배신한 당신, 지금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