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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소피의 세계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늘을 보시나요?
전 틈이 날 때마다 하늘을 봅니다.

 

하늘을 보면 우주와 연결된 광활한 공간에 마음이 화답하며 더없이 여유로운 사색에 접어 들거든요.


참 행복한 순간이죠.

 

땅엔 낙엽이, 하늘엔 푸르름이 영혼을 가득 채우는 이 계절엔 더욱, '나는 누구인가?' 를 되뇌며 소박한 철학자가 되곤 합니다.

 

마음에 담겨진 음악은 들을 때마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늘 새로운 깨달음을 베풀어 주는데요,


이 책 <소피의 세계>도 그렇습니다.

 

노르웨이 철학교사 출신인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설로 1991년에 출판된 이후,

51개 국어로 번역되어 2천 5백만부가 넘게 판매될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모은 책입니다.

 

 

 

 

  15살 생일을 앞둔 소녀 소피가 우편함에 들어있는 이상한 편지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편지를 보낸 비밀가득한 알베르토 크녹스 철학선생과의 대화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탈레스부터 사르트르와 마르크스까지 서양철학사를 개관하는 철학입문서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철학을 한 소녀의 시각으로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여,
유익한 철학 입문서로 평가받고 있는 책이죠.

 

  그동안 발행된 어떤 철학입문서보다 더 난해하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며,
독일에서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깊이 있는 내용을 재미있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명작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철학개론서처럼 연대순으로 철학사를 단순히 소개하는 책은 아닙니다.
역사의 흐름에 따른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철학자의 등장을 조화롭게 잘 전개하고 있거든요.


때문에 이 책을 읽노라면 철학이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소피를 주인공으로 알고 읽다가 중간부터 나타나는 반전은 예상하지 못한 큰 재미까지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한번 읽으면서 철학이 정말 흥미있는 학문임을 느꼈습니다.
난해한 철학을 탁월한 글솜씨로 쉽게 풀어 썼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술술 읽혀지는 것이 참 즐겁더군요.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

 

  철학은 생각만 해도 어렵고 읽어도 재미없고 실생활에 유용하지 않은 학문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에게 철학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음은,
인간이 사물을 보는데 있어 비판적이며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는 도구이기 때문이겠죠.

 

특히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금언은 오랜세월동안 사유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워 왔습니다.
철학을 뜻하는 필로소피는 그리이스어의 필로소피아에서 유래하며, 소크라테스에서 유래된 용어입니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영혼을 잘 가꾸는 것이며 그것이 곧 철학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런 점에서 <소피의 세계>는 마음의 밭을 잘 가꾸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기도 합니다.

 

변화없는 일상에 함몰되어 바쁘게 살고 있는 삶에 잠시 쉼표를 찍는 순간,
먹이를 찾아 떠도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가는 세렝게티의 누 떼가 떠오릅니다.

 

출퇴근길 신도림역을 오가는 거대한 인간의 밀물에 들어선 순간,
인의 물결에 동참하게 된 한 인간과 거대한 세렝게티의 누 떼들속 한 마리 누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거든요.

 

모두가 소중한 생명임에도 삶의 일상에 들어서면 개인의 자아까지 무차별적으로 함몰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생명수가 철학이라는 점에서 정말 잘 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이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종교를 위해 굳이 성소에 갈 필요가 없듯이,
철학 역시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상속 실천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훌륭한 철학자가 되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놀라워 할 줄 아는 능력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방황하는 것과는 다르다.

지난 삼천년의 세월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없이 깜깜한 어둠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리

 

- 괴테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인간은 결코 인간 이상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가?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현존하지 않으며,
죽음이 현존할 경우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에피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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