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적과 화석, 유물로 판단해 보면,
개는 적어도 12,000년-15,000년 전에 늑대과로부터 가축화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늑대에서 개로 가축화되는 과정을 알려주는 근거가 없고 자칼이나 코요테등이 조상이라는 설도 있어,
늑대가 개의 조상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가장 가능성 높은 동물로 보고 있거든요.
1997년 캘리포니아대 로버트 웨인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개는 길들인 늑대'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의 개 67종 140마리와 늑대 162마리로부터 세포를 얻어 DNA 지문을 분석한 결과,
개의 유전자는 늑대와 1%만 다를 만큼 비슷했다고 합니다.
웨인 교수의 연구로 인간이 늑대의 새끼를 개량한 것이 오늘날의 개라는 가설은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개의 미토콘드리아 DNA 배열을 늑대와 비교하면 개와 늑대가 분리한 시점은 13만 5000년 전입니다.
늑대 무리에서 유전적으로 떨어져 나온 야생 개 무리와 인간이 1만~4만년전에 만나 친구가 된 거죠.
2011년 캘리포니아대 로버트 웨인 연구팀은 "모든 개의 기원은 중동 늑대"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웨인연구팀의 가설을 뒤엎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인간이 늑대를 길들여 개라는 새로운 동물을 탄생시킨 지역은 동아시아의 양쯔강 남부 지역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월 28일 보도했다.
스웨덴과 중국 과학자들은 전 세계에서 채취한 수컷 개들의 디옥시리보핵산(DNA) 속 Y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늑대가 최초로 길들여진 지역이 '양쯔강 남부 아시아(ASY: Asia south of Yangtze River)'로 확인됐다고
'유전(Heredity)' 저널에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사볼라이넨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다른 연구들이 중동 지역을 개의 기원지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관한 연구를 철저히 했으나 개가 이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늑대가 개의 조상이라는 사실은 유전자와 형태, 행동 관련 자료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만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이런 사건이 처음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론이 분분했으며
네이처지에 발표된 한 연구는 고고학 및 유전자 분석을 토대로 개의 발원지가 중동지역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에는 ASY 지역의 표본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ASY 기원의 증거가 간과됐다고 지적했으며, 앞서 모계 혈통을 보여 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
ASY 지역이 개의 발원지로 밝혀진 데 이어 Y 염색체 분석 결과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숫컷 성염색체는 부계,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만 각각 유전되는 특징이 있어서 혈통 추적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사볼라이넨 박사는 "개의 조상이 중국 양쯔강 이남 출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개의 기원을 중동으로 꼽는 과학자들은 양쯔강 이남 지역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볼라이넨 박사는 “중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개와 늑대의 드문 교배를 확인했지만,
이것이 개의 유전자 전체에 미친 영향은 매우 작은 것으로 드러나 이번 결론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사볼라이넨 박사는 “개의 유전자 풀의 절반 정도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양쯔강 남부지역은
개의 유전적 다양성의 전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지역은 늑대가 사육된 유일한 곳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 수많은 늑대들이 길러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개와 늑대는 교배가 가능하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 개가 번식력이 있음은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같은 체중의 개와 늑대를 비교해 보면,
개의 머리가 늑대보다 약 20% 작고 그것에 비례하여 뇌와 이가 작으며 머리는 짧고 형태는 둥근 편입니다.
이러한 결과로 성견의 머리크기는 3-4개월된 새끼 늑대와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어린 늑대로 고정된 늑대의 모습이 개이므로 늑대의 유형성숙 동물이라고 보며,
개의 학명이 '가족처럼 친근한 늑대'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니 의미가 깊다고 하겠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현대에 와서 늑대를 가축화하고자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보면 늑대에서 개로 가축화된 과정에는 많은 우연이 겹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늑대의 본성과 사회구조는 일부일처제를 이루며 강한 가족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사람과 공존이 가능한 가축으로 변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고고학을 보면 인류의 진화과정에서도 이러한 유사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즉, 각 종의 발전단계마다 점프현상이 나타나서 중간의 연결고리가 사라진다는 거죠.
때문에 진화과정의 우연이 개의 가축화과정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인류의 오랜 역사속에서 소, 말, 돼지, 닭등 겨우 10여종만이 가축화에 성공하였다는 점을 보면,
개는 그 어느 가축보다도 아주 오랫동안 사람과 생활을 함께 해 온 동물입니다.
J.C 블록이 저술한 [인간과 가축의 역사]를 보면,
초기의 야생동물이 가축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프란시스 골턴'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1. 튼튼해야 한다.
2. 천성적으로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해야 한다.
3. 생활환경에 대한 욕구가 너무 높지 않아야 한다.
4. 사람(고대인)에게 유용성이 커야 한다.
5. 자유로운 번식이 가능해야 한다.
6. 사육이나 관리가 쉬워야 한다.
위의 조건에 부합했던 개는 오랜 태고시절부터 수렵의 동반자와 반려로서 사랑받아 왔습니다.
야생동물로 둘러싸인 위험한 환경에서 살던 초기의 인류에게 개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을 겁니다.
사냥도 함께 하고 위험동물의 접근을 알려주는 경계역할등 공동생활의 충실한 동반자였으니까요.
이후 문명이 진보하면서 그에 따른 필요와 목적에 따라 많은 견종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세계 최대인 F.O.C의 공인견종이 350종이며 멸종된 것까지 포함하면 800종 이상의 견종이 나타납니다.
고대 이집트시대에도 흔했던 그레이하운드부터 가장 작은 치와와, 가장 큰 세인트버나드까지,
견종도 다양하고 목적에 따른 역할도 다르지만 개 본래의 특성을 간직하며 사람과 공존하고 있죠.
개와 생활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개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요?
무리동물인 늑대로부터 이어받은 개의 변함없는 충성심과 친화력이 아닐까요.
개에 관한 명언입니다.
아무리 바보같은 짓을 해도 꾸짖기는 커녕 옆에서 똑같이 바보짓을 해 주는 것,
그것이 개가 안겨주는 가장 큰 기쁨이다.
- 새뮤얼 버틀러 -
개는 세상 사람들의 넘쳐 흐르는 숭배를 다 받을 수 없는 신이 도움을 받기위해 만든 신적인 존재다.
- 앰브로스 비어스 -
개는 인간이 정복한 매우 소중한 동물인 동시에 가장 일찍부터 인간과 친숙해진 동물이며,
세월이 흐르는 동안 거꾸로 자신의 지배자인 인간에게 은밀하게 영향을 준 동물이다.
- 헬무트 브라케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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