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견이 되었어도 여전한 누리의 애교를 지켜보노라니 신비가 입양가던 날이 생각나네요.
제 애프리 푸들 누리가 낳은 강아지들 중에서 첫번째로 신비가 입양가게 되었죠.
가까운 지역에 사시는 분인데 꾸준히 관심을 보이시더니 토요일 저녁에 안고 가셨답니다.
강아지 이름이 왜 신비냐구요?
신비스런 생명의 탄생으로 점철된 16시간짜리 서스펜스 대작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태어난 강아지들이라서
'신비', '신비 1', '신비 2' 감동을 듬뿍 담아서 작명했거든요.
그 분이 신비를 품에 안고 가시는데 왜 그렇게도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그 댁에서 사랑받고 잘 살거라 믿지만 그동안 기른 정이 무겁게 가슴을 누르더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까운 곳에서 살게 되어 신비가 자라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거였죠.
엄마 누리양~
신비를 입양하신 그 댁에는 현재 여러 마리의 견공들이 있다고 합니다.
중대형종이라 마당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신비는 안방에서 살게 될 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안방을 장악한다는 것! 모름지기 역사는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사나 견공사나 정말 중요하죠.
며칠 안되었지만 신비가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던 차에 그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글쎄, 우리 신비가 한 등치하는 선배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있음은 물론,
살면서 가장 중요한 밥그릇을 확실하게 차지하고 있다고 하시길래 속으로 '만세~~'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신비네요~
한 친구가 밥을 먹고 있는 신비옆에 왔다가 주둥이를 물리고는 그만 물러섰다지요.
아마 어린 강아지 편이 확실한 엄마의 눈치 때문에 그만 포기했을 거예요.
밥그릇을 확실하게 장악한다는 것! 이 또한 인간사나 견공사나 대단히 중요하지요.
인간들의 모든 다툼이 결국 밥그릇 싸움이 아니던가요!
우리 신비가 얼굴이 복스런 주인 마님의 뒤를 그 귀여운 꼬리를 흔들며 따라 다닌다네요.
그 댁의 실세가 누군인지를 벌써 터득한 영특함이 아닐런지요..^^
강아지 팔불출이라거나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한다면 뭐 할말은 없어요.
하지만 실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것! 인간사나 견공사나 이 점이 중요한 건 사실이잖아요..^^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가족과 더불어 항상 행복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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