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는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인간, 코뿔소, 꼬리 없는 원숭이, 개 등의 인지력을 연구한 과학자이자 애견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믹스견 펌프와 16년 동안 함께 생활했고 펌프가 떠난 후 믹스견 피네건과 함께 하고 있죠.
저자도 말하고 있듯 이 책은 훈련서적이 아니라 개에게 귀기울이도록, 개의 내면을 보도록 권하는 책입니다.
개는 사람의 언어를 말하지 않을 뿐 짖음(발성)과 냄새, 자세, 표정등 온 몸으로 의사표시를 하고 있거든요.
다만 사람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귀 기울이지 못한 채 개가 말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뿐이죠.
특히 사람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과 개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사람은 시각→청각→후각과 촉각→미각 순으로 약하지만 개는 후각→시각→미각→청각순으로 낮아집니다.
때문에 개에게 가장 중요한 지각은 후각이며 개의 세계는 매우 복잡한 냄새의 층으로 형성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산책이나 외출시에 개가 냄새를 맡고 있을 때는 중단시키지 말고 냄새맡도록 해 주라고 합니다.
또한 외출후 귀가시에 개가 반가워하며 냄새를 맡으면 그냥 온전히 맡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개에게는 가족이나 손님도 하나의 냄새이므로 냄새맡게 해 주는 것이 꼭 필요한 배려라는 겁니다.
아울러 개는 세심한 시각으로 '지금 이순간'을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보다 세상을 더 잘 본다고 합니다.
아마 개는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돌아보거나 생각에 대해 결코 생각하지 않고 현실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에 저당잡히지 않는 진정한 현실주의자가 우리 곁에서 숨쉬는 '개'인 거죠.
특히 개의 마킹은 영역표시라는 오랜 통설에 의문을 갖고 의사소통을 위한 메시지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난 50년간 콘라트 로렌츠박사의 주장이 무조건 통용되고 있었는데 이제 다른 주장이 나온 거죠.
아울러 개가 가족의 표정이나 행동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족이 자신에게 집중할 때만 더욱 복종적이라는 글을 접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일부 훈련서적을 보면 개와 가족의 서열다툼, 주도권, 초크훈련등 강압적인 방법이 정말 많습니다.
호로비츠 박사는 그러한 방법이 아닌 개의 내면에 귀기울이며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 책은 개가 되어 보지 않고도 개에 관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가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 놀이행동 분석, 웃음소리, 신체구성등 매우 다양한 정보로 강한 흥미를 줍니다.
읽어 갈수록 개를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했던 자만과 개에게 보였던 독선적인 행동을 반성하게 되더군요.
책을 덮고 곁에 엎드려 자는 애견들을 보니 그네들의 존재감이 한층 새롭게 다가오네요.
애견인이라면 꼭 읽어 보시길 바라면서 이 책 사용설명서의 한 구절을 인용합니다.
"이 책은 인간에 관한 책은 한 권도 읽어 본 적없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미 인간훈련법을 배워버린,
개들과 보조를 맞출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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