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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안중근의사와 이토 히로부미

 

  최근 한국와 일본사이에 안중근 의사를 둘러싼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범죄자라는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에
한국에서 강력한 반발을 보였지만 일본측은 전혀 철회할 움직임이 없더군요.

 

사과나 철회는 커녕, 오늘 세코 히로시게 일본 관방 부(副)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로서는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인물이라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7월 아베 일본총리가 한 방송에 출연해서 했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안중근의사의 저격으로 사망한 이토 히로부미는 존경받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며,
그 점은 (한일이) 상호 존중해야 한다."

 

  우리가 영웅으로 생각하는 안중근 의사가 일본 입장에서는 범죄자가 되는 것이므로,
한국이 반발한다고 해도 일본이 사과하거나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는다고 봐야 겠죠.


한일 양측이 자신들의 영웅을 바라보는 방식이 틀린 상황에서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위안부처럼 잘못이 분명한 부분조차 부인하는 뻔뻔한 일본이,
자신들의 영웅을 죽인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극히 당연하거든요.

 

우리나라는 일제에 의한 피해국이지만 일본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배려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위안부와 징용노동자 문제등 과거 일본의 만행에 대해 일본이 대처한 경우를 보면 분명하지요.

 

  우리에게 안중근 의사가 어린 시절부터 배우는 역사상의 위인인 것처럼,
일본에게 이토히로부미는 국부로 추앙받는 애국자이며 선각자인 동시에 뛰어난 정치가입니다.

 

 

 

 

  메이지헌법의 초안을 작성하고, 양원제 의회 확립에 기여하는등 일본을 근대화의 길로 이끈 주역으로
하층계급출신으로는 최초의 총리 및 4번의 총리를 역임하여 공작작위까지 받은 인물이거든요.

 

즉, 봉건사회를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이토히로부미는 침략전쟁에 앞장 선 원흉일 뿐이지요.

 

마치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일에서는 뛰어난 정치가로 존경받고 있지만,
비스마르크에게 당한 이웃 국가들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서하기 힘든 것과 같은 거죠.

 

 

 

 

  안중근의사에게 사살당한 이토를 다룬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그는 1905년 러·일전쟁 후 주한 특파대사로 와서 한국정부와 고종을 협박, 을사조약을 강제로 성립시키고
헤이그특사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으며, 초대 한국통감이 되어 합방의 기초공작을 수행했습니다.


1909년 통감에서 물러나 추밀원 의장이 되어 그해 10월 만주시찰과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만주 하얼빈역에 내렸다가
안중근 의사의 총격을 받고 사살된 인물이죠.

 

 

 중국 하얼빈역에 설치된 안중근의사 기념관

 


  결론적으로 이토히로부미는 일본제국주의, 군국주의시대에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이 분명하므로,
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일본 입장에서 영웅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상 명백히 진행된 사건에서 양국간 인물에 대한 입장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굳이 그러한 문제를 갖고 감정다툼까지 해서 얻을 실익이 있을까 궁금해 집니다.


왜냐하면 우리 선조들의 무능으로 임진왜란시절보다 훨씬 강력해진 일본에게 침략당한 것이므로,
앞으로 유사한 역사적 불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경각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아베신조 총리처럼 군국주의자의 후손이 대를 이어 권력을 잡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거든요.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상황에서 설전보다는 내실과 역사인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일본의 촉수는 항상 한반도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서로의 영웅은 그 자체로 존중하면서 우리나라의 영웅을 키우고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