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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일상의 해방구, 글쓰기


  사노라며 늘 자유를 꿈꿉니다.

삶의 그 무엇에도 구속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 말이죠.


아마 그 자유는 소크라테스나 디오게네스 수준이 아닌,

외람되게도 부처님이 득하신 수준의 자유일 겁니다.


주어진 환경을 떠나 수년간의 득도 끝에 얻을 수 있는 그런 자유인데요,

일상의 탭을 오가는 보통의 인간들에게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경지겠지요.


한계를 너무도 잘 알기에 현실이라는 이름의 구속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현실, 익숙한 일상을 떠날 수 없는 자에게 진정한 삶의 혁명은 없을 겁니다.

잡다한 소유를 버리고 배고픈 삶을 추구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겠죠.


최근 원하지 않는 직무이동을 겪으며 반드시 사표를 내야 하는지 깊이 고심했었습니다.

결과에 따른 모든 상황을 검토한 끝에 다시 한 번 인내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자본을 갖지 못한 다수 노동자들에게 직장, 일자리는 생계의 기본이 되는데요,

경제가 어려워 취업 포기자가 많은 요즘 상황에서 재취업은 더욱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상이라는 이름의 현실, 소중한 시간을 돈과 교환해야 하는 직장은 또 다른 구속입니다.

죄수들이 수감된 감옥과 다른 것은 스스로 선택한 구속이라는 사실일 겁니다.


취준생들은 취업만 하면 최고라고 생각하겠지만 취업은 곧 구속이라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슬로우의 자기실현의 법칙은 대다수의 직장에서는 원하는만큼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죠.

능력에 따른 대우와 승진은 이상일 뿐 보이는 연줄의 강력한 작용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어려워도 긍정적 의지만 있다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의 경우 평소의 마음보기와 더불어 가장 효과적인 일상의 해방구는 주말의 글쓰기입니다.


많은 이들이 일상탈출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여행이나 등산등의 여가와 같은 개념이죠.


글쓰기는 실타래처럼 엉킨 마음의 혼돈을 밖에 내놓고 살펴보며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잠시 어둠에 흔들렸던 마음에 햇볓을 비추며 정리하노라면 마음이 시나브로 맑아지거든요.





  글쓰기의 주제는 자신이 가장 쓰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서 마음가는대로 흐름에 맡깁니다.

저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시사나 반려인으로서 관심갖는 부분을 선택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일상에서 느꼈던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정화되어 행복함을 느낍니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사표를 고려하다 끝내 인내를 결정한 것도 글쓰기가 준 효과였죠.





  평소 기자나 작가 등 글쓰기로 생계를 해결하는 전업글쟁이들이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

진정한 글쓰기는 생계와 무관할 때 일상의 진정한 해방구가 된다는 깨달음 때문이죠.


그래서 오래전 어떤 곳에서 정규 글쓰기를 제안했을 때 기꺼이 거부할 수 있었지요.

글쓰기로 틈틈이 가꾸는 마음의 정원은 누가 보든 안 보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마음으로 쓰는 글은 진정성이 담겨져 있기에 그 자체로 즐거운 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