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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장준하 평전

 

  현대사 연구가이며 정치평론가인 김삼웅이 독립운동가이며 혁명가, 민권운동가인 장준하를 재조명한 책입니다.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목숨건 학병탈출과 임정가담, 광복군활동등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후에는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에 맞서 투쟁했던 장준하 선생의 삶을 상세하게 보여 줍니다.

 

영국 더타임은 이승만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기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불가능하다.'

 

이처럼 매우 비민주적인 이승만과 박정희 두 독재자로부터 많은 고통과 압박을 당하면서도 선생은 담대했습니다.
민주주의에 유래없는 '유신헌법'을 만들고 긴급조치를 9호까지 남발하는 독재자의 만행이 계속되었을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돈에 이끌려 독재자에게 아부하며 변절을 일삼을 때도 선생은 꺾이지 않았지요.

 

 

 

 

  마침내 박정희정권의 '사상계' 고사작전으로 회사 집기와 전셋집의 가구에는 차압딱지가 붙게 됩니다.
8살된 막내 아들이 귀여워하던 강아지에게 닦지를 붙이려면 자기 몸에 붙이라고 울던 일화가 있었다죠.

 

5.16쿠데타로 합법정부를 무너뜨리고 유신헌법으로 영구독재를 자행한 박정희와 목숨걸고 싸웠던 장준하!
일본군 중위 출신인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는 것은 광복군 대위 출신인 장준하의 신념이기도 했지요.

 

끝없이 박정권에 도전하며 모종의 거사를 준비하던 장준하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30년전 일본군의 항복을 받기 위해 광복군 장교신분으로 입국했던 1975년 8월 17일, 바로 그날이었죠.
일본군 장교출신과 친일파들이 설치던 조국의 경기도 포천 약사봉 계곡에서 추락하는 의문사를 당합니다.

 

한시기 조선동아등의 일간신문보다 많은 부수를 자랑하던 '사상계'등의 언론사를 경영하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전셋집을 전전했고 아들 둘은 대학에 조차 보내지 못했을 정도의 가세였습니다.

 

 

 


  때문에 선생의 부음을 듣고 모인 조객들은 각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술과 라면을 사서 밤샘하였다고 합니다.
그것은 평생 청렴하고 올곧은 삶을 살아온 장준하의 삶이 남긴 안타까운 흔적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 정보기관의 비협조로 '진상규명불능'으로 정리된 상황입니다.
즉 확실한 심증과 시신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타살증거에도 불구하고 타살사실을 확인할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나요.

 

하지만 얼마전 뉴스에 보도된 장준하의 장남 장호권씨의 주장대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독재자 박정희 딸이 대통령후보가 된 지금 반드시 이뤄져야 할 기본적이며 역사적인 도리라고 봅니다.

 

 

 

  아직도 박정희에 대한 향수에 심취하여 헤어나지 못하는 나이든 국민들이 적지 않은 듯 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 향수는 애당초 원료도 형편없었고 유효기간은 이미 오래전에 지난 것인데도 말이죠.
독재자는 국민의 권리가 아닌 자신의 권리, 이익만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부디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히틀러 처단을 시도하다 처형당한 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을 음미해 봅니다.

"민족애와 정의의 탈을 쓰고 국민을 현혹하며 허위와 잔인의 패덕을 일삼는 독재자의 존재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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