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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동물세상

길고양이 밥주기 - 쪽박깨는 사람들에게

 

  예전에 모 아파트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문제로 주민들의 의견이 대립했던 사례가 있었지요.
지난달 13일에는 인천지역의 모아파트에서 캣맘이 폭행당하는 불행한 사건까지 벌어진 바 있습니다.

 

아파트내외에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정기적으로 밥과 물을 주는 캣맘등의 동물사랑파와,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면 고양이가 몰려 아파트가 더러워진다며 반대하는 동물외면파의 대립인 거죠.

 

관련 소식이 가끔 뉴스에 보도되곤 하지만 아마 보도되지 않는 사례가 훨씬 많을 거예요.

 

  우리 동네에도 길고양이들에게 연민을 갖고 밥을 챙겨주는 주민들도 계시지만,
길고양이들이 몰려들어 지저분하다며 밥그릇은 물론 물그릇까지 치워 버리는 분도 계시거든요.
끝없는 평행선처럼 결코 만날 수 없는 각자의 생각을 오로지 행동으로만 보여 주는 셈입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길고양이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의 의견대립은 둘째치고 일단 태어난 길고양이들은 무엇이든 먹어야 산다는 게 진실이잖아요.
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분들도 생명은 먹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고양이를 특별히 사랑하거나 좋아해서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연민으로 밥을 주는 사람도 계십니다.
아랫동네 사시는 어르신의 경우 고양이라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수 년째 밥을 주고 계시고,


공원아랫동네에서 사는 아주머니도 길고양이들이 그저 불쌍하다면서 5년째 밥을 챙기는 분이지요.
두 분 모두 유기견까지 거둬서 키워 주시는 글자 그대로의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유기견은 물론 유기묘까지 수년째 밥주시는 분이에요.

 

  사료를 구경못하는 길고양이들이 흔히 먹는 것은 음식물쓰레기나 종량제봉투에 들어있는 음식류입니다.
비둘기나 참새등을 사냥하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삽니다.
종량제봉투에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봉투를 파손해야 하므로 주위가 아주 지저분해 지죠.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오가다 보시게 되면 한번 살펴 보세요.
봉투가 찢겨서 쓰레기가 주위에 어질러져 있다면 분명히 길고양이가 뭔가를 먹었던 흔적이거든요.
그것은 곧 그 동네에서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제대로 주는 사람들이 없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반면 매일 아침 한번이라도 사람이 주는 사료를 먹는 길고양이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먹지 않습니다.
고양이 먹는 양을 고려해서 밥을 주기 때문에 굳이 동네 쓰레기봉투까지 손댈 필요가 없거든요.
때문에 저희 동네 종량제 봉투는 항상 깨끗한 상태로 수거하시는 분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도로건너 종량제 봉투집합장소는 매일 찢어져서 바람이라도 불면 정말 정신 없더군요.
도로 건너편 동네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쪽박깨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밥을 주는 것과 전혀 안 주는 것, 그 중에서 사람사는 환경에 도움되는 쪽이 어디인지 말이죠.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 그 어둠속에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관리하며 사는 동물이 바로 길고양이들입니다.
길위에서 태어나 험난한 삶을 살다 길위에서 스러져 가는 자유로운 생명이 길고양이들이지요.

 

 

 

 

  길고양이 쪽박깨는 사람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사비를 털어 고양이사료를 구입해서 먹이는 사람들도 계신데 최소한 쪽박은 깨지 맙시다.


사람이 살 권리가 있는 것처럼 길냥이들도 살 권리가 있으니 차려준 밥일랑 그냥 먹게 해 주세요.

부디 전국의 캣맘들이 개설한 고양이 식당만큼은 흔들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