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아지/동물세상

길고양이 입양이야기

 

  더위가 기세를 올리던 지난 7월 12일 처음으로 길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어요.


3일전 바로 옆 가게에 고양이가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보러간 적이 있었죠.
생후 3개월령이나 되었을까, 제대로 못먹어서 그런지 뼈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더군요.

 

그집에서 고양이에게 전용사료가 아닌 사람먹는 우유, 그것도 찬 우유를 계속 먹였나 봅니다.
여기저기 설사를 하자 건물주 아저씨가 고양이를 멀리 내보내야 겠다는 말을 했다더군요.

 

제 노견들때문에 부담이 되었지만 사람찾아온 길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입양을 결심한 고양이가 이 멋진 냥이랍니다.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연아'라고 지었지요. 암컷이거든요.
외모는 고양이지만 강아지처럼 상냥하고 붙임성이 아주 좋으며 애교만점이라 별명은 '개냥이'랍니다.

 

 

 

 고양이의 경우에도 성품은 유전, 즉 천성과 태어난 이후의 환경등 양쪽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사람을 잘 따르는 수컷 고양이의 새끼들은 대개 사람을 잘 따르는 경향을 보이나,
사회화기에 사람이 보살폈을 때만 사람을 잘 따르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 점에서 연아는 상냥한 성품을 가진 아빠를 두었기 때문에 사람을 잘 따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사회화기에 따뜻한 사랑을 받게 되면 지금보다도 더욱 상냥한 애교쟁이로 성장하겠지요.
지금도 개냥이인데 그 때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즐거운 숙제가 하나 생겼네요..^^

 

 

지인의 치마위에서 놀고 있는 연아양~

 

 

  입양한 며칠 후 구충제를 먹이니 잠시후 기생충이 우글우글 밀려나와 화장실모래를 모두 버려야 했지요.
오랫동안 강아지를 키워보았지만 기생충이 살아서 나오는 것은 처음보는 광경이라 상당히 놀랐답니다.
그렇게 속을 청소해서 그런지 식욕이 살아났고 얼마나 잘 먹는지 이제는 통통야옹이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고양이라는 종을 처음 접한 제 노견들이 연아를 감당하지 못하고 계속 당하고 있다는 거죠.
나이들어 처음 보는 날렵한 동물에게 수시로 엉덩이와 얼굴을 맞아도 효과적인 방어를 하지 못하더군요.
연아는 놀자고 제발 놀아 달라고 배도 보이고 양손으로 툭툭 치며 다가오지만 반응이 거의 없어요.

 

 

이렇게 쳐다보면 노견들이 겁을 먹나 봐요.

 

  그래도 이제 두달이 되어가니 차차 한 식구로 받아들이는 듯 해서 마음이 놓입니다.
다만 노는 과정에서 행동이 느린 노견들이 연아발톱에 다치지 않도록 자주 발톱을 깎아주고 있지요.

 

  연아를 입양한지 얼마 후 옆 건물 화단에 연아와 닮은 고양이가 자주 온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동네분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니 그 고양이가 연아의 어미이며 다른 형제들도 보았다더군요.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화단 한 쪽에 사료를 주게 되었습니다. 연아 엄마와 형제라는데 당연히 줘야죠.

 

 

외모가 연아와 아주 똑같은 연아 엄마!


  가까이 접근하면 약하게 하악거릴뿐 다른 길고양이처럼 도망가지도 않고 경계도 심하게 하지 않더군요.

얼마전 밥먹으러 온 연아 형제들을 보니 다른 형제들보다 크게 작았던 연아가 이제는 가장 커졌더군요.
기생충이라도 청소하도록 캔에 구충제를 섞어서 주었는데 연아처럼 바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 고양이들까지 모두 보듬어 줄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에 진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길위의 생명으로 살아가야 할 길고양이들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해 집니다.

 

길고양이들이 스스로 산아제한을 했으면 좋겠는데 연아엄마야! 너부터 하면 안되겠니?

 

  몇년전부터 공원에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는데 연아가족까지 챙겨 주려니 벅차더군요.
그러던 중 길고양이를 챙기는 지인의 의뢰로 프로베스트 캣 15kg 대용량사료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냥이들이 잘 먹네요.

가격도 저렴하지만 양이 푸짐해서 한동안 고양이사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대용량고양이사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