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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그스토리

도로 유기견 - 천당에서 지옥으로!

  경기 악화가 지속될수록 중소 자영업자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불안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불황기에는 타 업종에 비해 평소보다 영업이 더욱 잘되는 곳이 점집이라고 합니다.

간판은 'ㅇㅇ 보살', 'ㅇㅇ철학관', 'ㅇㅇ암'등 다양하지만 하는 일은 모두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사업을 하면서 유기견을 거둬 키워오던 부부가 보살집에 가게 된 것도 사업부진이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보살의 결론은 '사람의 머리위에 짐승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이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옥탑방에 유기견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보살이 그러한 진단을 내린 것이었죠.


 



용하다고 해서 찾아간 보살의 말은 부부에겐 생각할 수도 없을 청천벽력이었지만,
어려운 사업에 굵은 희망의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앞섰나 봅니다.
몇 년동안 키워 오던 유기견들중 절반을 시보호소에 데려다 주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데려다 준 그날밤 밀려오는 후회와 괴로운 마음을 견딜수 없었던 부부는 유기견들을 다시 데려 옵니다.
하지만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보살의 말은 부숴버릴 수 없는 단단한 벽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음을 재차 돌려먹고 유기견들을 다시 보호소에 데려다 주는 것으로 보살의 말은 실천됩니다.


  '도로 유기견으로!'



  하지만 사람은 자기만의 운명이나 팔자를 갖고 태어나 노력하면서, 고쳐가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옥탑방에 사는 개들이 어떻게 자기들을 키워주는 사람의 사업운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인지,
또 그러한 죄를 덮어 쓰고 집에서 쫓겨나 보호소를 가야하는 유기견들의 운명은 또 얼마나 기막힌 것인지,
용하다는 그 점쟁이는 정말 제대로 천지상하의 변천을 알고 점을 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잘되면 내 덕, 안되면 남탓' 이라고 하지만 사업안되는 책임을 개한테 떠넘기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입니다.
타인의 삶을 자기 도마에서 요리하는 그들은 자신의 운명은 과연 제대로 알고 있을지 묻고 싶어 집니다.


 




  보호소로 돌아간 유기견들은 구조되어 몇 년동안 더 살았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법적보호기간 10일보다 몇년이라는 시간은  훨씬 긴 세월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새 가족을 만나 안심하고 살다가 갑자기 사지로 내던져진 것을 생각하며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모든 생명이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으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은 언제 올런지 오늘도 그저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