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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이건희 차명계좌 발견, 카네기가 떠오르다


  최근 언론계에서 가장 유의미한 일은 MBC의 변신입니다.


처절하게 과거를 반성하며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MBC 뉴스데스크가 이건희 삼성회장 차명계좌에서 발견한 비자금 규모를 밝혔습니다.


경찰이 200여개의 차명계좌에서 2000억 원대 비자금을 추가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2008년 ‘조준웅 삼성특검’이 밝혀낸 차명계좌 1199개와는 다른 별도의 계좌라고 합니다.


당시 특검은 이건희 삼성회장의 차명 재산이 4조 4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에 발견된 이건희 차명계좌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점입니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는 차명계좌가 회삿돈이 아니라 가족상속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정기관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철저한 재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1위 재벌 회장의 차명계좌 발견소식을 접하니 철강왕 카네기가 떠오릅니다.

한 인간으로서 각기 큰 부를 이룬 사람이지만 부의 쓰임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앤드류 카네기는 인간의 일생을 둘로 나누어 전기는 부를 축적하고 후기는 인류의 사회복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평생 실천한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교육과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미국전역과 세계에 3000여개의 공공도서관을 지었으며, 

각종 자선재단을 만드는 기부활동으로 오늘날 미국 기부문화의 초석을 세우게 됩니다.


일생의 신념을 실천하며 평생 모은 재산의 4분의 3을 기부하여 오늘날 위대한 기부자로 존경받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기업과 개인의 기부문화가 일상화된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격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인데요,

부를 자자손손 물려주느라 불법을 가리지 않는 한국의 재벌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일구어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이 거대한 부를 이루게 되는 것은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이 없다면 부의 축적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민과 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은 지극히 당연한 기업의 보답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 기업들이 일면 부를 쌓고 일면 환원하려고 노력하는 배경을 배워야 합니다.

일전 통계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에서 부의 불평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를 집적하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부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방법이 정당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이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정당성에 문제가 매우 크기 때문일 겁니다.


철강왕 카네기도 부의 축적과정에서 악덕자본가라는 비난도 들었지만 기부로 응답했습니다.

은퇴 후 이어진 후반기 일생의 진정성있는 기부가 국민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던 것입니다.

고대 로마에서 유래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현 시대에서도 여전히 요구되는 덕목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재벌대기업은 부정한 권력과 결탁하여 부를 이룬 과거를 기억해야 합니다.

기부나 환원은커녕 갑질을 일삼고 비자금 조성, 불법 부의 대물림은 용서받기 어렵습니다.


적폐언론에서 거듭나는 MBC처럼 재벌에 대한 개혁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