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걷다보면 자주 만나는 생명들이 있는데요,
길 위의 고독한 삶, 길고양이들이죠.
저희 아파트 3층 어르신이 보살펴주는 고양이들은 잘 살고 있지만,
사람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냥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지며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층 어르신처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보듬는 아름다운 봉사자들을 캣맘이라고 부릅니다.
길고양이가 운다거나 쓰레기통을 뒤진다는 이유로 길고양이와 캣맘들을 무조건 혐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삶의 공간이 인간전용은 아니라는 점에서 길고양이를 비롯한 모든 생명들과 어울려 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아름다운 것은 이웃과 약자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일 텐데요,
지난 8일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매우 가슴아픈 일이 발생했더군요.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캣맘 한 분이 사망했고 한 분은 부상당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옥상에서 벽돌을 이용하여 낙하실험을 하던중에 발생한 불상사'로 확인되었는데요,
증오범죄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범행경위에 대한 정확한 진실은 더 수사를 해 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수인종을 비롯해 약자에게 이유없는 증오심으로 테러를 가하는 행동을 증오범죄라고 합니다.
사회적 경제적 스트레스로 인한 화를 이기지 못해 불특정다수에게 행하는 분노범죄와 더불어 심각한 범죄죠.
이 아파트 주민인 두 분은 인터넷 고양이 동호회 회원으로 당시 고양이 집을 만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사망한 박씨는 '올 8월 초부터 어미 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 고양이 세 마리 등의 고양이들을 돌봐왔으며,
감기에 걸린 새끼 고양이 한 마리에게 약을 먹인 후 집을 만들어주려다 불의의 변을 당한 것'입니다.
돌아가신 분께는 명복을 빌며, 부상당하신 분께는 위로를 드립니다.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할 정도로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이들은 정의를 비웃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세상에 꼭 필요한 분들이 한 분은 황당한 사고로 떠나고, 한 분은 부상당하다니 정말 기가 막힐 일입니다.
애견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유없이 고양이가 무섭거나 싫다'는 분들을 가끔 만나곤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분들이 길고양이를 입양하거나 돌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죠.
사람이 날려보낸 비둘기들이 적응하여 살듯이 길고양이들이 우리 주위에서 살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지나친 번식으로 개체수가 늘지 않도록 중성화수술을 시키면 번식기 울음으로 소음공해를 일으키지 않게 되며,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십시일반으로 보살피면 주위환경에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닌 더불어 공존해야 할 생명으로 인식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전국의 캣맘들이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은 매우 선도적인 선행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반려견만 키우시던 지인도 집 앞을 오가는 길고양이에게 우연히 밥을 챙겨주다가 시나브로 캣맘이 되셨습니다.
수컷 고양이 두마리(부자관계)와 암컷 고양이 두마리를 중성화수술시키느라 비용도 많이 소요되었는데요,
그 분처럼 캣맘은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길위의 생명들을 거두는 존경스런 분들입니다.
이번 벽돌투척사망사건이 캣맘에 대한 일부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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