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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교학사 역사교과서 왜곡유감

 

  최근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역사왜곡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학생, 학부모, 졸업생, 교사 등 학내외 반발로 채택을 포기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데요,
왜곡논란을 보면서 문득 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사건이 떠오르더군요.

 

  수업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날 아침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오시더니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말씀하신 순간,
온 교실은 순식간에 통곡의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마치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처럼 모두 서럽게 눈물을 흘렸었지요.

왜냐하면 모든 학생들에게 대통령은 언제나 그분 뿐이었고 훌륭한 분으로 배웠기 때문이죠.

 

유신독재를 '한국식 민주주의'로 공부하며 시험에 대비해서 달달달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얼마나 잘못된 독재미화였는지를 알게 되면서 세뇌된 환상이 저절로 깨져버렸지요.

 

 

 

 

  그런데 지난 10일 교육부에서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승인한 이후,
역사왜곡 교육이 재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지난 17일 민족문제연구소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근현대사 관련 단원에서만 모두 400여건에 이르는 오류와 왜곡을 찾아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임시정부 역사 왜곡만 35건으로 이승만을 억지추앙하려는 과정에서의 왜곡이 아닐 수 없죠.

 

 

김대중, 노무현정부에 대한 서술과 '달라도 너무 다른' 이명박에 관한 서술

 

  특히 293쪽에서“임시정부 승인 획득운동의 주역은 이승만이었다”고 서술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중국정부에게 임시정부를 승인받기 위한 운동의 주역은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를 비롯해 장제스에게 영향을 미친 조소앙·김규식·박찬익 등 충칭 임시정부의 요인들이었거든요.

 

같은 쪽에서“1943년의 카이로 선언… 등은 (이승만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서술했지만,
카이로선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즉각 독립을 주장한 것은 중국의 장제스입니다.

 

정말 황당한 사실은 임시정부가 1932년부터 7~8년간 중국을 떠돌아다니며 힘겹게 독립운동을 한
‘장정’에 대한 내용은 물론 한국광복군 창설과 관련한 내용도 누락시켰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그 교과서

 

  미국과 협력하여 국내진공작전까지 준비했으나 일본의 갑작스런 항복으로 이루지 못했던,
광복군의 간절한 노력을 폄하하려는 심각한 왜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등 9명이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배포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을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까지 흔드는 역사왜곡과 누락, 친일논란으로 가득한
교과서를 승인한 현 정권과 교육부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 지네요.

 

 

 

 

독재자를 아버지로 둔 현 대통령에게 아부하려는 정부와 새누리당, 일부 보수진영의 협조였던 것일까요~

 

얼마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역사 왜곡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대한민국의 건국을 긍정하는 교과서가 출판이 좌절될 뻔 한 것을 우리가 막았다"고 주장했더군요.


'다름'은 '틀림'이 아니며 자기들과 다른 역사관을 말한다고 해서 아무 죄없는 출판사 사장에게 '목을 따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사회는 분명히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네요.

 

여기서 문제는 '다름과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름과 틀림의 문제'라는 점이며,
역사관은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하지만,
역사는 사실을 직시하고 해석해야지 성향에 따라 왜곡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사실은 잊은 모양입니다.

 

 

교학사 교과서에서 홀대당한 김구선생


다만 출판사 사장이 아무 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욕설로 협박했다면 명백히 잘못된 일이죠.

 

친일과 독재를 합리화하고 임시정부의 업적보다 미국에서만 떠돌았던 이승만을 추켜 세우려는 점에서,
피와 땀, 생명을 바친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역사교과서를 학생들이 배우게 하면 안될 일입니다.

 

  다행히 학교현장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매섭게 거부되는 것을 보면서,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의 인식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희망을 갖게 됩니다.

 

 

백범 김구의 친필이 적힌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韓中英文中國版韓國愛國歌) 악보’

 

  박근혜 대통령 또한 자신의 아버지의 늪에 갇혀 연연한다면 올바른 역사의 길에 방해자가 된다는 점에서,
학교현장 혼란을 야기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표를 받고 정리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북한처럼 김씨공산왕조가 아닌 국민이 주인인 민주국가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오마이티비가 밝힌 교학사 역사교과서 오류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친일 미화와 옹호의 역사왜곡 문제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독재정권 미화, 사실 오류 및 누락 등입니다.

 

☞ 이미지 25장으로 보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