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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영화 변호인과 노무현

 

  영화 변호인이 벌써 600만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8일 개봉이후 역대 최단기간에 이룬 역사인데요,
예매추세와 여론을 볼 때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 집니다.


좋은 영화의 흥행,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잘 알려진대로 '변호인'은 부림사건을 재조명한 영화입니다.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군사정권이 조작한 용공사건이지요.


부산지역 대학생의 ‘독서모임’ 동아리 활동을 반국가단체 찬양 활동으로 조작했던 사건으로,
검찰이 이 동아리 회원과 부마항쟁참가자 등 22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영장없이 체포했습니다.

 

불법체포된 대학생들은 길게는 60일 넘게 구금당하며 ‘통닭구이’(막대기에 거꾸로 매달아 뭉둥이질하는 것) 등
각종 고문에 시달리며 19명이 기소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습니다.

 

부림사건 피고인 중 7명은 이후 재심을 청구해 2009년 계엄법,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국가보안법 위반 등 이 사건의 혐의사실 전체에 대해서는 현재 재심 중입니다.

 

 

 

 

  돈 잘 벌던 세무 변호사 노무현이 인권변호사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삶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말한 바로 그 부림사건이죠.


부산의 대표적 인권변호사인 김광일 변호사의 부탁으로 무료변론에 참여하게 되거든요.

 

 

 

  다큐멘터리가 아닌 허구를 강조한 영화이므로,
주인공의 이름은 송강호의 '송'자와 양우석 감독의 '우석'을 합한 '송우석'입니다.

 

송강호, 김영애등 배우들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도 최상이었지만,
평소 잊고 있던 노무현 전대통령과 인권에 대한 뜨거운 느낌은 곧 눈물이 되더군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인권과 상식, 민주주의에 대해 잊었던 생각을 하셨을텐데요,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민주주의 상식을 지키려는 열정을 보면서 크게 공감하셨으리라 봅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 치열하게 살다가신 분이지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가장 민주적이고 소탈하며 서민적인 대통령이었거든요.

 

물론 국민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눠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다만 무조건적 선호나 극단적 거부는 모두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 취할 행동은 아니라는 점에서,
또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개인의 사심버리기는 지도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점에서,
잘한 것은 잘한대로, 못한 것은 못한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봐야 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봉하에 지금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눈앞이 흐려지며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영화 '변호인'은 정말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처럼 잘 만들어진 영화에 기대하는 것은 이 점이겠지요.

 

제 발 밑의 생계에 바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잊고 사는 국민들에게,
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점을 각인시킬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국정원대선개입이나 종북들이밀기등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잘 제어하는 동력이 필요하거든요.

 

 

 

 

  부림사건 실제 공소장에 명시된 불온서적 13권의 목록을 가져왔습니다.

 

 '현 사회의 구조를 분석하고 비판한 서적들'이라며 불온서적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였다니,
체육관선거로 당선된 전두환군사정권 스스로도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봐야겠죠.

 

저도 몇 권을 읽었으니 그들이 알았다면 잡혀갔을지도 모르겠네요.

 

 

 

1.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2. 이영협 "일반경제사론"
3. 셀리그만 "경제사관의 제문재"
4. 박현채 "전후 30년의 세계경제사조와 민족경지론"
5. 유인호 "한국경제의 실상과 허상"
6.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7. 리영희 "우상과 이성"
8. 리영희 "8억인과의 대화"
9. 아세아문제연구소 발간 "한국공산주의 운동사 4, 5권"
10. 조용범 "후진국경제론"
11. 최종식 "서양경제사론"
12. 리영희 "경제학"
13. 폴 스위지 "자본주의 발전의 이론" 중 제3장 '공황과 불황' 제4장 '제국주의'

 

  참고로 부림사건은 당시 부산지검 공안 책임자인 최병국 검사가 지휘했고,
이후 제 16·17·18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