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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아베 NHK 장악,분신 모미이의 망언

 

  작년 12월 NHK 회장으로 선출된 모미이 가쓰토(70) 신임회장이

지난 25일 매우 기가막힌 망언을 했습니다.
NHK 회장 취임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등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더군요.

 

"한국뿐만 아니라 전쟁지역에는 (위안부가)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등에도 있었다.
한국이 일본만 강제연행했다고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복잡한 것이며,
(한국이) 보상하라고 하지만 이미 일한조약으로 해결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이상하다."

 

즉 위안부와 강제징용보상문제등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강변한 거죠.

 

1965년 6월 22일 도쿄에서 한일 양국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은
7개조로 구성된 '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기본조약)과
이에 부속된 4개의 협정 및 25개의 문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외교, 영사관계를 개설하고 한일합병 및 그 이전에 양국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일본은 대한민국정부가 한반도에 있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인정했습니다.

 

 

아베의 분신, 모미이 NHK 회장
 

  다만 일본의 침략 사실 인정과 가해 사실에 대한 진정한 사죄가 선행되지 않았고,
청구권문제, 어업문제, 문화재반환문제 등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크게 논란이 돼왔으며
특히 부속협정인 ‘청구권·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은 지금까지 일제 강점하 피해자 보상과 위안부 보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6.3사태로 불리는 야당과 국민의 격한 시위에 박정희 정권은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강권을 동원하면서 일본측에는 지나친 양보로 위의 조약을 맺은 거죠.

역사의식이 없는 독재정권이 미국의 주도로 체결했던 조약이 지금까지 역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한일청구권협정 체결로 외교보호권만 소멸할 뿐 개인청구권은 존재한다'는 점은
1965년 11월 5일 일본의 시이나 외무대신도 협정에 관한 특별위원회에서 답변했던 자료도 공개된 바 있으며,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비롯해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지난해 5월 24일의 우리 대법원 판결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아베 정권은'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며 주장했고,
아베의 개입으로 NHK 회장이 된 인물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으니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전쟁지역에는 어디에나 위안부가 있었다는 모미이 회장의 '몰역사적 무식'에는 할 말이 없네요.


잘 알려진대로 독일로부터 해방된 프랑스가 처음 행한 조치는 독일부역자를 색출해서 처벌한 일입니다.

나치협력자중 독일인의 위안부로 살던 여성들도 삭발등의 각종 수모를 당하고 처벌받았는데요,
이 여성들이 우리의 위안부처럼 끌려간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독일인의 정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끼리끼리 논다' 말처럼 역사의식없는 몰염치한 아베의 분신같은 인물이 신임 NHK회장인 거죠.

 

문제는 일본의 극우정치인이나 동조자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프랑스처럼 나치부역자를 처벌하지 않고 이승만정권과 미국 군정이 친일파들을 중용해서 출세하게 했으니
일본이 우리나라를 우습게 알고 뻔뻔한 말을 이처럼 오랫동안 하고 있는 토대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즉 일본의 망언이나 역사왜곡이 터질 때, 정말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사람은 우리나라 국민이어야 합니다.

 

 

 


프랑스는 불과 수년의 독일 점령기에 벌어진 부역행위를 혹독하게 처단했지만,
우리나라는 36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벌어진 친일행위를 처단하지 않았으니 일본이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요.

 

  아울러 모미이 회장은 외국 시청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제방송에서,
NHK가 독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등 영토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며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NHK 보도가 정부 입장과 동떨어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임기자회견에서부터 아베와 같은 코드임을 증명했으니 아베의 NHK 장악을 만천하에 알린 것입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 회장의 임명권은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하여 경영위원회가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친 아베 성향의 작가 햐쿠타 나오키등 4명의 의원이 총리의 의향에 따라
경영위원회의 새 위원으로 선임되면서 모미이 회장 선임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적극개입으로 모미이회장이 NHK 사장으로 선임된 결과를 보니,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처럼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과정을 일본에서 다시 보여준 것과 같은 거죠.

 

특히 아베 총리는 자민당 간사장 대리였던 2001년 당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NHK 특집 프로그램이 편향됐다면서 프로그램 수정을 요구하는 등 외압을 행사한 당사자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공영방송 회장이 되었으니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겠지요.

 

 

 

 

  전세계 독재자들이 사용하는 언론방송장악을 아직은 민주국가라는 일본에서 재현되고,
그러한 정권을 다수 국민이 지지하고 있으니 이웃국가로서 매우 경계하게 되는 나라임이 분명합니다.

 

방송사업자에게 '정치적 공평성'을 의무화한 일본 방송법이나 공영방송인 NHK의 입장도 무시하고,
언론인이 아닌 재계인사라서 권력층 입맛에 맞게 처신하기는 지조가 없어서 더 쉽겠지만,
앞으로 모미이가 대변해 줄 아베의 목소리가 더욱 기세를 떨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비록 모미이회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다고’사과했지만 결코 본의는 아닐 겁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26일 위안부 피해자로서 기부천사인 황금자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더군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살 때 길에서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고,
3년 뒤에는 간도 지방으로 옮겨져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하다 광복후 귀국하셨던 분이시죠.
그동안 여러차례 기부선행과 지원금과 폐지수집으로 모은 전재산을 사회환원하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황할머니의 사망으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4명 중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는데요,
이처럼 피해자들이 살아계심에도 잘못을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만행에 분노하게 됩니다.

 

문득, 부친 박정희 정권이 잘못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그 딸이 대통령이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된 역사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반드시 반복된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권의 현명한 대처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유행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도 반드시 반복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