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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달라이라마 오바마 만남

 

  지난 21일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습니다.


중국측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만남을 가졌는데요,
백악관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언론에 면담 장면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달라이 라마가 보여준 평화, 비폭력 기조와 중도접근방식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하더군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중국 정부와 티베트 사이의 오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직접 대화를 촉구했고,


달라이 라마도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지는 않으며 중국과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는 이유로 프랑스·영국·독일 등에 경제·무역 보복 조치를 가했던 중국이
최강대국인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할 것인지 주목되는 상황이죠.

 

 

 


  중국은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며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거든요.

중국은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로 소수민족의 자치권은 인정하지만 독립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소수민족의 거주지역은 중국 전체 영토의 63.7%에 달하며 주로 국경 주변에 위치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자원의 보고로서의 경제적 가치도 커서 소수민족의 편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때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펼친 듯 했던 중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한족 이주 및 우대정책을 펼치면서
소수민족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어 소수민족의 처지는 중국이 강대해 질수록 점점 비참해지고 있습니다.

 

 

 

 

  소수민족중 티베트족은 인구수도 10위 정도이며 전통적 불교국가로서의 고유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1959년 3월 티베트독립시위를 군대를 동원해서 잔인하게 진압하는데요,
이때 중국군에 의해 12만여 명에 달하는 티베트인들이 학살되고, 6000여 개의 불교사원이 파괴됩니다.

 

이후 티베트의 종교와 언어를 통제하면서,
한족 이주 정책과 도로 건설, 통신설비화로 오랫동안 간직해 온 독자적인 문화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2대국가로 미국을 넘어 세계 초강대국을 꿈꾸고 있는 중국과 맞서,
50년이상 망명정부를 이끌면서 비폭력운동을 펼치고 있는 달라이 라마를 생각하게 됩니다.

 

달라이 라마는 1642년에 티베트의 주권자가 된 데이픈사 주지의 역대 전생자에 대한 통칭으로
티베트의 교화주라는 관음보살의 화신이 전생한 것으로 민간에서 믿고 있는 존재입니다.

 

 

라싸 포탈라궁, 달라이 라마의 주거 및 업무 공간이었죠

 

  15세라는 어린나이에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 14대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침략자 중국 공산당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측근과 함께 히말라야를 넘어 북인도로 망명하게 됩니다.
국제적 지원과 티베트 독립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망명길에 약 10만 명의 티베트인들이 그의 뒤를 따랐습니다.

 

인도 초대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협조로 인도 동북부의 히말라야산맥 기슭인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워
불교 사원과 함께 티베트의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는 학교를 설립해 국경을 넘어온 티베트인들을 수용합니다.

 

망명이후 '하나의 중국'이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조국을 점령한 중국정부와,
9차례나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실패한 독립보다는 티베트종교와 언어의 자유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정부는 그 마저도 금지하고 있어 최근 4년동안 티베트인 95명이 분신까지 했음에도 말이죠.

 

 

 

 

  이번의 회동처럼 인권문제와 관련해 중국정부를 계속해서 자극해 온 미국과 영국조차도
'하나의 중국, 티베트도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데 수차례 동의했기 때문이지요.

 

특히 티베트망명정부에 우호적인 미국, 영국 등의 어느 나라도 티베트를 정식국가로 인정한 바 없으며,
임시정부가 자리한 인도조차도 하나의 중국을 인정했고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로 부담스러워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인도는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인도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고,
대중 국경 분쟁으로 한때 전쟁까지 치렀던 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 시점에서 중국과 티베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중국 정부가 문화, 언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달라이 라마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중국이 강경 입장을 바꾸고 민주주의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는데요,
미국조차도 중국의 눈치를 보는 현 지구적 권력관계에서 중국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일당독재국가인 중국이 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거칠 것 없는 기세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말이죠.

 

중국의 과거 왕조권력교체기간을 볼 때 현 공산주의체제는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티베트인과 달라이 라마의 희망은 이 시대에는 이뤄지기 힘들겠다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비폭력 세계평화를 위한 가르침을 펼쳐 1989년 10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인 스승으로 자리한 제14대 달라이라마는 올해 79번째 생일을 맞게 됩니다.

 

 

 

 

망명이후 지금까지 강대국이며 침략자인 중국으로부터 티베트독립을 이루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어려울수록 긍정의 힘을 믿고 긍정의 의지로 하루를 시작하는 고승의 가르침을 떠올려 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에,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여기에서 소중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소중한 삶을 낭비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