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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731부대와 사악한 일본인 아베신조

 

  지난 11일 중국 지린성 기록보관소가 일제 731부대의 만행을 입증하는 일본군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첫 부임자였던 의사 이시이 시로의 이름을 따라, 이시이 부대라고도 불리는 731 부대는
일왕 히로히토의 칙령으로 설립한 유일한 부대이며, 그의 막내 동생이 부대의 장교로 복무한 부대지요.

 

일제 관동군이 패주하면서 미처 소각하지 못하고 땅속에 묻은 문서들을 분석한 결과,
최소한 372명의 중국인, 조선인, 소련인 등이 731부대에서 생체실험 등 세균무기 개발의 도구로 사용되어
이들 중 다수가 생체 해부를 당하는 등 세균 무기 개발에 희생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자료를 읽다보니 꽤 오래전에 읽었던 정현웅의 장편소설 [마루타]가 기억나더군요.

 

'마루타'란 통나무라는 일본말로 일제 731부대에서 희생된 생체실험대상자를 말하는데요,
만주 관동군 소속 세균적부대인 731부대의 잔혹성과 추악하고 사악한 일본인의 이면을 보여주는 소설이죠.

 

 

 

 

소설을 단지 허구로만 생각하고 '설마 이런 일들이 있었겠어' 의심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제 731부대는 상상 그 이상의 악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1936년부터 1945년까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주둔했던 731부대는 
생체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 등을 자행하여 최소 3천명에서 최대 1만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거든요.

 

생체실험을 주도했던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는 나치수용소의사 요제프 멩겔레를 떠오르게 합니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요제프 멩겔레는 나치 친위대(SS) 장교이며,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나치 강제 수용소의 내과의사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인물입니다.

 

어린이 수감자를 영하 20도 이하의 추위 속에 맨발로 내몰아 동상에 걸리게 하는 등의 생체실험을 했고,
패전후에는 남미로 도주, 아르헨티나를 거쳐 1959년 브라질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문제는 멩겔레의 전후 종적과는 달리 이시이 시로는 재판도, 반성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일왕의 항복 선언 5일전 관동군 사령관으로부터 증거인멸지시를 받은 이시이는,
200명의 마루타를 모두 처리한 뒤 부대 보일러로 화장하고 송화강에 흘려버리도록 지시하고 일본으로 탈출하죠.

 

 

 

 

  이시이는 도쿄에서 신분을 감춘 채 여관업을 하면서 은둔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져 왔지만,
1960년 교토대에서 731부대 가담자에게 수여한 학위 논문에 지도교수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1일 일본 국립대학인 교토대가 731부대 관련자들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공개되었으니,
이시이가 자신의 생체실험 경험을 후진들에게 전수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아마 사실이겠지요.

 

현재 일본에서 의사와 의학자로 승승장구하는 이들 가운데 731부대에 가담한 사람이 적지 않으며,
교토부립 의대학장을 포함한 몇몇 의대 학장들과 일본의학회 회장, 일본 녹집자 회장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죠.

 

 

 

 

  더 기막힌 사실은 분명한 A급 전범인 이시이 시로가 점령군인 미군과의 거래로 면죄부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생체실험의 자료를 넘기는 댓가로' 연합군 사령관 맥아더는 이시이를 기소하지 말 것을 지시했거든요.

 

실험에서 얻은 자료들을 미국에 제공하고 러시아에 넘겨주지 않는 대가로 처벌을 받지 않았으니,
실질적으로 처벌을 막은 것은 자국 이기주의에 함몰된 미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시이를 비롯한 731부대 간부들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고 이들은 일본의학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731부대의 대다수 박사들처럼 이시이도 시민으로서의 영예를 획득했고, 도쿄대학 학장까지 역임합니다.

 

특히 731 부대의 박사들에게는 완벽한 자유가 주어졌고 미국은 외국의 과학과 과학자들을 병적으로 끌
어들이기 시작했으니 731 부대가 했던 실험 중 일부는 미국에서 지속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거죠.

 

 

 

 

  다만 소련군에 체포된 일부가 하바로프스크 전범재판에 회부됐을 뿐입니다.
이 재판에서 731부대 관계자들은 마루타 감옥이 만들어진 뒤 살아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증언했다네요.

 

인간을 인간이 아닌 살아있는 실험재료로 본 대표적인 반인류범죄, 전쟁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죄가를 전혀 치르지않고 승승장구했음은 범죄의 지속을 의미합니다.

 

 

 

종전 69년이 지났음에도 독일과 달리 전범에 대한 단죄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속에서,
아베신조 일본총리가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참배나 망언으로 사악한 행동을 지속하는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731부대의 악행이 전쟁범죄로 공표되어 있음에도 처벌이 없으니 일본이 과거반성을 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정말 가소로운 일은 이시이 시로의 묘가 있는 한 절 입구에,
"세계 인류가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는데요, 참 개가 웃을 일이지요.

 

 

 

  생체실험은 물론 세균전 확산까지 사악한 목적을 가졌고 실행했던 군국주의 의사 이시이 시로와
그의 부대인 731이 새겨진 731기를 타고 미소짓는 아베는 사악하다는 점에서 완전히 동급입니다.

 

주변국과의 갈등을 부추기며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으니, 역시 군국주의자의 후손답네요.
때문에 미국이 아베에게 사과와 자제를 요청한다고 해서 그의 진심이 달라질 일은 전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