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인/역사사색

미국 총기소유는 선택적 야만

 

  지난 24일 미국에서 또 총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장소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고등학교입니다.

고등학생이 학교 구내식당에서 주변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해,
총격범을 포함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합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총기사건 때마다 미국전역은 충격에 빠집니다.

 

1999년 4월 13명이 사망한 콜로라도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기난사,
2007년 한인 조승희 군에 의해 33명이 사망한 버지니아공대사건,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로 26명이 사망사건등이 있었는데요,


사건이 발생해도 총기규제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하지 않아 계속 재발되고 있는 거죠.

 

매년 어린이 3천여명이 총기사고로 숨지고, 7천여 명이 다친다는

집계결과도 있으며,
매년 100명으로 추산되는 미국의 5-14세 어린이가 총기로 피살되는 비율이 다른 선진국들의 13배나 높다는
하버드대 전문가의 보고서내용도 언론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대형참사가 발생해도 총기소유를 금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선, 총기소유가 헌법적 권리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1791년 제정된 수정헌법 제 2조에는 '무기소유 및 휴대에 관한 시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라고 총기소지를 개인의 고유권리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식민지시대와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총에 대한 믿음을 가진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신념이 표현된 것입니다.

 

 

둘째, 총기사건이 발생하면 총기규제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일어나지만 별로 여파가 없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등과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민주당은 정치적 표를 계산하기 바빠서 제도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871년 11월 창립된 미국총기협회는 430만 명의 회원에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막대한 정치로비자금을 제공합니다.
'벤허'로 유명한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이 1998년부터 2003년 5월까지 회장직을 역임했던 바로 그 단체죠.

 

 

 

 

기타 군소 총기소지옹호단체가 150여개에 이르는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입니다.

 

막강한 파워를 이용해 총기사고방지를 위한 규제조치에 반대하면서 총기소유합법화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더 기가막힌 사실은 총기 마케팅을 어린이에게까지 확대해서 매년 수천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총기업체는 지난 한해 10살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총 6만여 정을 팔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과도한 군수산업팽창으로 적극적인 수요창출이 필요합니다.


미국인구가 3억 2천여만명인 현재 개인 총기소유량은 2억정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정권을 어느 정당에서 갖든 전쟁은 미국에게 있어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미국 본토가 아닌 이라크나 시리아등 다른 나라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쟁을 벌이는 거죠.

 

  역사가 짧은 미국에게 문화라는 것이 있다면 총기소유는 그들의 특수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에 탄 102명의 백인들이 66일간의 항해끝에 뉴잉글랜드 최초의 영국 식민지가 된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정착했을 때 기아로 허덕이던 그들을 구한 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을 회복한 백인들은 원주민인 아메리카인디언들을 총으로 몰아내기 시작합니다.
마치 뻐꾸기가 탁새둥지에 낳아 부화된 새끼 뻐꾸기가 탁새 새끼를 떨어뜨려 죽이는 것과 같은 거죠.

 

  서부영화에 흔히 나오는 악한 인디언과 선한 미국인의 다툼은 강자에 의한 역사왜곡이었음에도,
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들 또한 인디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평화가 아닌 총으로 오늘날의 영토를 만들고 세계 1위의 국가로 자리한 나라가 미국인데요,
전쟁을 먹는 하마가 되어 버린 군수산업의 위력과 총기소지옹호단체의 막강한 로비력에 눌려,
미국은 총기규제를 결코 할 수 없는 역사적 총체적 늪에 빠져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힘으로 유럽세계를 정복하여 무력으로 유지했던 로마가 결국 그 무력으로 망한 것처럼,
아마도 미국은 망하는 그 날까지 총기소유의 늪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을 듯 합니다.


원주민들을 학살하며 미국을 세운 힘도 총이었고 망하게 할 힘도 총이기 때문이죠.


  성경에 '칼로 일어난 자 칼로 망한다'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세계를 좌우하는 거대한 힘을 보유한 국가의 국민들이, 개척시대도 아닌 평화시대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가져야 한다는 미국 특유의 문화를 고집하고 있는데요,
세계 일류국의 선택적 야만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