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심리학 박사 할 헤르조그의 저술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루는 새로운 분야인 인류동물학의 권위자이기도 한 저자는,
기존에 출간된 어떤 책보다 매우 포괄적인 접근을 통해 다양한 사례와 쟁점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동물에게 사람들이 취하는 태도와 행동, 유대감이 매우 복잡함을 보여주는 학문이 인류동물학이거든요.
지난 20여 년간 저자는 인간과 다른 동물이 갖는 상호작용에 관한 복합 심리학을 탐구해 왔습니다.
때문에 인간이 동물과의 관계에서 직면한 도덕적 모순에 대하여 상당히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더군요.
즉, 어느 한 쪽의 의견에 몰입하지 않고 다양한 쟁점과 그동안 이뤄진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거든요.
이 점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은 6만 5천여종이지만 인간과의 관계에 따라 동물위계가 성립됩니다.
애완동물은 사랑받고 공장식 축산동물은 먹히며 뱀이나 쥐와 같은 동물들은 혐오받는 대상이 되거든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동물이나 자연과 교감하고 싶어하면서도 막상 다른 종과 교감하게 되면 모순을 보이죠.
애완동물을 키우고 동물을 사랑하면서도 육식을 즐기거나 모피를 입는등 도덕적 비일관성을 보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비정상적이거나 위선적이라기보다는 육식동물의 성향을 가진 인간의 한계라고 하네요.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한계와 다른 종과 교감할 때 느끼는 비일관성에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겠죠.
때문에 닭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투계를 즐기고 채식을 이야기하면서 육식을 끊지 않는 모순이 뒤따릅니다.
미국 가정 63%가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음에도 불과 2%정도만이 채식주의자라는 타임의 조사결과를 볼 때,
나의 가족만이, 내 동물만이 소중하다는 가족이기주의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씁쓸한 느낌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현재 미국에서 개 주인의 90%가 애견을 식구로 여기고 있으며,
미국동물병원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40%이상이 남편이나 자녀보다 개에게 애정을 더 느낀다고 하거든요.
또한 미국 여성은 동물보호협회 회원의 85%를 차지하고 영국 빅토리아시대에도 여성이 8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이 남성보다 동물등 약자에 대한 연민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겠죠.
이 점은 약하고 어린 외모로 인간의 사랑을 받는 애견들의 외모를 보면 항상 느끼는 점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책은 동물보호운동이나 육식, 투계등 다양한 쟁점들을 어느 한 쪽이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저자 자신도 동물과의 관계에서 계속 진화하거나 또는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을 보이고 있거든요.
때문에 이 책은 각자 지녔던 그동안의 관점을 잠시 내려두고 열린 마음으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동물보호운동에 동참한 계기가 도덕적 충격이었다는 조사결과와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비용을,
동물에 대해 미국인이 매년 지출하는 액수와 비교해 보니 동물보호운동의 현 주소를 절감하게 되더군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동물과 인간의 진정한 공존을 위한 우직한 소걸음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 동물에 대한 미국인들의 연간 사용액수
1. 동물보호단체기부 20-30억 달러
2. 고기구입 1,670억 달러
3. 사냥 및 관련용품구입등 250억 달러
4. 애완동물 안락사 90억 달러
5. 모피제품구입 16억 달러
6. 애완동물에게 사용하는 비용
1) 식품과 영양보조제 170억 달러
2) 병원비 120억 달러
3) 용품구입 100억달러
4) 훈련, 미용, 산책, 장례등 여러 서비스 30억 달러
※ 미국 애완동물 사육 수 (2009년도 기준)
* 개 - 7,800만 마리
* 고양이 - 9,400만 마리
* 새 - 1,500만 마리
* 파충류 - 1,400만 마리
* 소동물(쥐, 흰담비, 토끼, 햄스터, 기니피그등) - 1,600만 마리
* 어류 - 1억 8천만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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