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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이명박 대통령 마지막 라디오연설유감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라디오 연설이 있었습니다.
임기 첫 해인 2008년 10월 13일 한국방송 라디오로 첫 방송된 뒤 이 날까지 총 109회 진행됐다네요.

 

4년 5개월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전파에 오르내린 연설이 드디어 종착점에 이른 것입니다.


109회를 방송하는 동안 청취율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모릅니다.
공영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청취율 조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는데, 천기누설인지도 모를 일이죠.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자체 평가한 결과를 보면 참 놀랍습니다.

 

"국민에게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 용기를 북돋워 드리고 싶었고 국민과 함께 한 교감의 장이었다."
"지난 5년간 매순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기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더군요.

 

 

 

 

 

  마지막 라디오연설에서 가장 황당한 주장의 진수는,
"대한민국의 권력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꾼이 되고자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과 교감했는지 또, 위로와 격려를 받은 국민은 또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역시 자화자찬의 고수라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네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대통령을 모방한 것입니다.

 

 

 

 


  대공황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이 시작했었거든요.

즉 유명한 '노변담화'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벽난로 옆에서 편하게 말하는 방식으로 라디오를 통해서 대공황 극복을 위해 국민의 단합을 호소한 국민과의 교감, 소통방식이었지요.


심한 소아마비로 걸을 때마다 고통스러웠던 장애 대통령에게 적합했던 최선의 소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당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미국민들은 프랭클린 대통령의 자신감있고 안정감있는 연설을 들으면서,
평소에는 파이프를 문채 크고 따뜻한 함박미소를 보이는 대통령을 지켜보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4선 대통령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대단한 지지를 보냈던 거지요.

 

 

 

 

 

  이에 반해 이명박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프랭클린 대통령의 연설과 근본적으로 매우 다른 수준이었습니다.
국민과의 교감이나 소통이 아니라 권력자의 일방적인 국정홍보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아울러 이명박대통령의 얼굴을 보면서 기쁨과 안정감을 느꼈을 국민이 과연 있었을까 싶네요.

 

이처럼 독선과 아집으로 국정을 운영했던 대통령의 주장, 자화자찬에 동의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특히 이대통령은 단독진행한 109회의 라디오연설과 달리 문답이 오가는 기자회견은 제대로 열지 않았고,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언론장악, 고소영내각, 부자감세, 경제악화등에 관해 국민과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루즈벨트대통령처럼 국민과의 교감이 라디오연설의 목적이었다면, 완전히 실패한 전파낭비에 불과했다고 봅니다.
마지막 연설까지 함께 한 것은 교감을 나눌 국민이 아니라 독선과 아집, 자화자찬이기 때문이죠.

 

후임 대통령은 같은 당, 전임 대통령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일인극을 이어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민을 격려하는 것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진실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