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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노무현 죽음과 이명박

 

  십계명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본적인 생활규범이 되는 열가지 계명이지요.

 

그중 아홉번째 계명으로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습니다.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또 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정말 믿기지 않았다. 혹시 뭐 아파서 어디 중병에 걸렸나 생각해서 확인을 두 차례나 했다.
'어떻게 돌아가셨나?'고 물으니 '떨어졌다'고 하더라. 믿지 못하겠더라."

 

 

 

 

 

조선일보 기자의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후회되는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노 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서 조사한다고 하기에 내가 민정수석에게 '봉하마을로 내려가 방문 조사를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권유를 전날까지도 했는데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서울로 오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 기차를 쓰라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이 버스를 타겠다고 해서 청와대 버스를 보내줬다."

 

특히 검찰에 수사 중지를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답변한 부분이 참 인상적입니다.


"내가 검찰에 명령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때는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있을 때였다.
내가 수사를 중지하라고 하면 자칫 대통령이 초법적으로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못했다."

 

 

 

 

 

 

  이에 노무현 재단은 "검찰수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감추려는 교묘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식 반박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과 노무현 재단 양측의 입장을 떠나 '노무현 죽음'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됩니다.

퇴임후 농촌으로 귀향한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오리농법등 친환경농사 및 환경개선에 노력중인 소탈한 전직 대통령을 많은 국민들이 찾아가서 만났거든요.

 

 

 

 

 


  당시 직접 찾아가지 못했던 분들도, 나중에 시간되면 꼭 가서 뵙고 싶다는 국민들도 적지 않았었죠.

그에 반해 현직 이명박 대통령은 고소영 강부자내각을 비롯해 다양한 실책의 늪에 빠져 있었지요.


권력을 거머쥔 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높아가는 인기를 그냥 볼지,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수구언론과 정치검찰이 대통령기록물수사를 핑계로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작전에 나섭니다.


마치 검찰과 수구언론이 서로 공을 던지며 골대를 향해 뛰어가는 상황이었죠, 작전의 감독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의 삶을 마무리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정도로 코너에 몰면서 말이죠.

 

 

 

 

 

그러한 사실을 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인터뷰내용에 크게 놀라게 됩니다.
당시 청와대의 처사와 수구언론의 행태에서 전직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나 배려는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데 "중병에 걸렸나 생각했다, 정말 믿기지 않았다." 참 기가 막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소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덕목중의 하나가 참다운 역사의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에 더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는 평가 역시 지속되어 온 것 또한 사실이지요.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말 역사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책 [또 라이 가카]를 읽어 보세요.
100가지 거짓말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거짓말 백서' 거든요. 줄이고 줄여서 100가지로 맞춘 거라네요.

 

 

 

 

 

그런데 하늘이 알고 국민이 아는 '노무현 죽음'에 대해서까지 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짓말로 과거를 덮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다만 잠시 덮여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인데 말이죠.


현 대통령의 퇴임후가 궁금한 분들 많을 거예요. 수 많은 죄업에 대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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